뉴욕증시, 코로나19·유가 폭락에 '블랙 먼데이'···다우 2000P대 '폭락'
뉴욕증시, 코로나19·유가 폭락에 '블랙 먼데이'···다우 2000P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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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10월 금융위기 후 최대 폭
23년 만에 서킷브레이커 첫 발동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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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2년 만에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9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3.76p(7.79%) 폭락한 2만3851.02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5.81p(7.60%) 추락한 2746.56에, 나스닥도 624.94p(7.29%) 폭락한 7950.6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개장 직후 S&P 500 지수 낙폭이 7%에 달해 15분간 증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거래가 멈춘 것은 1997년 10월의 이른바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면서 시장 공포심이 극대화됐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는 11만 명을 상회했다.
사망자는 4000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600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빠르게 늘자 일부 지역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전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금융 중심지 뉴욕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암초도 더해졌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추가 감산은 물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기존 감산 합의 연장에도 실패했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산유국 간 갈등은 곧바로 표출됐다.

OPEC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 선적분 주요 원유 수출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또다음 달부터 산유량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산유국이 서로를 타격하기 위해 가격 폭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저유가 전쟁'에 본격 돌입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주요 원유 가격은 30% 내외 폭락세를 나타낸 끝에 이날 25%가량 내려 마감했다.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 에너지 관련 기업 실적에 직격탄이 된다. 여기에 에너지 관련 기업 회사채 부실 심화까지 겹쳐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이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날 증시에서 에너지 기업 대출 등 관련 위험 노출이 큰 미국 지역 은행 주가가 특히 큰 폭 하락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가격도 큰 폭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책 당국의 움직임도 급박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 한도를 상향 조정해 초단기 자금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는 발표를 내놨다. 레포 거래를 차츰 줄여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백악관도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유급 병가 확대와 납세 연기 등 코로나19 대응 재정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의 척 그래슬리 위원장은 특정 부문을 겨냥한(targeted) 감세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오는 11일 월가 주요 금융기관 수장들과 현재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연준의 단기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조치도 시장 불안을 달래지는 못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0.3%대로 수직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으로의 도피 움직임은 한층 더 뚜렷해졌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1%를 하회했다.

저널은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약세장 진입을 의미하는 최근 고점 대비 20% 하락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0.08% 폭락했다. 금융주도 10.91% 추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9.85% 급등한 54.46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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