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원유 ETF·ETN 폭락···'반등 베팅' 개미 손실 확대
유가 급락에 원유 ETF·ETN 폭락···'반등 베팅' 개미 손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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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만 소로우스 유전 원유시설 (사진=연합뉴스)
걸프만 소로우스 유전 원유시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9일 장 초반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를 앞두고 유가 상승에 연동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적극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9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은 전 거래일보다 43.61% 내린 7천525원에 거래를 마쳤다.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40.67%),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37.09%),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33.83%) 등도 30% 이상 폭락했다. 레버리지 ETN은 가격제한폭이 60%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29.98%), KODEX WTI원유선물(H)(-29.97%), 미래에셋 원유선물혼합 ETN(H)(-29.99%), 신한 WTI원유 선물 ETN(H)(-29.95%), 대신 WTI원유 선물 ETN(H)(-29.96%), 신한 브렌트원유 선물 ETN(H)(-29.94%) 등 가격제한폭이 30%인 일반 ETN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유가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상품은 대박이 났다. 이 기간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삼성 2X WTI원유 선물 ETN(H)’등은 100% 내외 수익률로 가격이 2배나 급등했다. 인버스 상품의 경우 개인은 팔고 기관이 사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 

현지시간 8일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28% 내린 32.54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0% 하락한 28.54달러에 머물렀다. CNBC에 따르면 WTI는 한때 27.59달러로 33.16% 내렸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급락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까지 불발된 탓이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추가 감산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 협상 종료 후 4월분 원유공식판매가격(OSP)을 대폭 인하했다. 이는 저가 경쟁을 부추기는 결정으로 유가 하락 압력을 더했다. 여기에 사우디 정부가 증산 결정을 하는 등 산유국들의 ‘각자도생’ 조짐이 나타나며 원유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유가는 폭락 이후에도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OPEC과 러시아의 감산 관련 회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WTI 기준으로 배럴당 20달러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우디와 러시아가 전향적 태도 변화를 이뤄내거나,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의 유의미한 방향 전환이 단기간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급락으로 인해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S-Oil(-9.80%), 흥구석유(-9.73%), SK이노베이션(-8.24%) 등 석유·정유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중공업(-12.13%), 현대미포조선(-10.14%), 한국조선해양(-9.01%), 대우조선해양(-7.21%) 등 조선주 역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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