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조 회장의 '우군' 델타항공이 또 다시 한진칼 지분을 확대했다.
델타항공은 최근 한진칼 주식 54만6575주(0.92%)를 추가 매수함으로써 지분율이 종전 13.98%에서 14.90%으로 확대했다고 9일 공시했다.
앞서 델타항공은 지난달 24일 1.00%, 이달 5일 2.98% 등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추가 매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 모두 다가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도 장기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를 대비해 지분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델타항공은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의 상한선인 15%를 넘지않은 범위까지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때문에 3자 연합의 견제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들은 델타항공의 지분확대에 대해 "델타항공이 스스로의 이익과 평판을 지키는 것은 물론 한진그룹의 앞날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며 에둘러 압박했다. 특히 "델타항공의 투자가 항공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면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아닌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루어졌어야 했다"며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 의도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조 회장 측 지분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22.45%), 델타항공(14.90%), 카카오(2%),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0%) 등 총 43.15%에 달한다.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과 KCGI(17.68%), 반도건설(13.3%) 등 총 37.63%의 지분을 확보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26일 주주명부가 폐쇄된 이후 사들인 지분은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에 조 회장 측은 37.25%, 3자 연합은 31.98%로 제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