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죽겠는데 두 달?"···소상공인, 탁상 '코로나 대출'에 분통
"당장 죽겠는데 두 달?"···소상공인, 탁상 '코로나 대출'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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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애로자금 집행률 3.7%
6일 기준 신청금액 2조2344억원, 집행액은 827억
금융당국, 퇴직인력 투입 등 뒤늦게 대책 마련 착수
자영 업황이 악화하면서 올해 3분기 전체 가구의 소득 가운데 사업소득은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종로 식당가. (사진=서울파이낸스)
종로 식당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소상공인 대출은 서류 절차에만 두 달이 걸리는 등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업체를 돕기 위해 자금을 대대적으로 풀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몰리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속도가 너무 늦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다급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안절부절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은행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돈을 풀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소상공인들은 당장 '돈'이 급한데 실제로 자금을 공급받기까지 2∼3개월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때문에 현장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채 자금 확대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를 테면 소상공인들의 보증부대출은 가장 '대기 줄'이 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인서'를 뗀 뒤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를 받아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전같으면 이같은 절차는 1∼2주면 끝났지만 수요가 몰린 요즘은 두 달가량이 걸린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접수된 소상공인 경영애로자금 신청 금액은 2조2344억원, 신청 건수는 4만3093건에 달한다. 지난달 13일 첫 신청 접수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집행된 금액(약 2400억원)의 10배 정도가 몰렸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실제 집행금액은 신청액의 3.7%인 827억원, 1806건에 불과하다. 원인은 복잡한 절차. 기존의 절차를 그대로 밟다보니 밀려드는 신청에 비해 이를 맡을 담당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응 것이다. 이에 비상 상황에 맞게 지원금액만 늘릴 게 아니라 절차의 간소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뒤늦게 이같은 실태를 감지한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신용보증기금 퇴직자 투입, 심사 업무의 은행 위탁 등의 대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나 빨리 실효성 있는 해법이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 대출도 한도는 늘었지마 실효성 논란은 마찬가지다. 기존 대출한도를 3분의 2밖에 못 채운 상황에서 한도만 5조원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중개지원 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보다 훨씬 낮은 연 0.5∼0.75%의 저리로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은행이 먼저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에게 돈을 빌려주면 한은이 사후적으로 은행의 조달 비용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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