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성 증대···기업 회사채 발행 '러시'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성 증대···기업 회사채 발행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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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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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활발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향후 저금리 등 회사채 발행에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면서 채권 발행을 택하는 기업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2일, 4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1조114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창사 이래 최대 투자 수요다. 23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7900억원, 7년물(700억원)과 10년물(1000억원)에 1000억원, 2500억원이 모였다.

앞서 SK하이닉스은 지난달 14일 1조6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국내 일반 기업 회사채 발행 사상 최대 규모다. 당초 5000억원 조달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2조700억원 규모의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액을 두 배 이상 증액해 찍었다.

LG화학도 회사채로 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9000억원으로 대폭 늘려 발행했다. 앞서 수요예측에서 무려 2조3700억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밀렸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2018년부터 3년 연속 수요예측에서 2조원대의 투자 수요를 모았다.

주요 기업들이 2월 한 달간 회사채로 조달한 금액은 9조4970억원에 달한다. 전월(4조27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규모이자, 지난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후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다. 

한 채권 전문가는 "회사채 발행은 통상 연말 줄었다가 연초 증가하는 트렌드임을 감안해도 지난달 규모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마련한다. 주로 운영 및 채무상환 목적의 중·장기채 위주로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업 신용등급은 실적부진으로 하향 압박을 심하게 받은 가운데 코로나19가 도화선으로 작용했다"면서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관들은 올해부터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기업 실적 악화와 신용등급도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 회피를 위해 우량 회사채를 담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이다. 

기업들은 향후 저금리 기조 속 조달 비용을 절감할 기회로 여기고 속속 공모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마련할 기회로 판단, 회사채 발행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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