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상흑자 10억 달러대 '뚝'···"코로나19 영향 예단 어려워"
1월 경상흑자 10억 달러대 '뚝'···"코로나19 영향 예단 어려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연휴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 7년9개월 만에 최소
부산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사진=연합뉴스)
부산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0억달러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한 데다,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 영향으로 상품수지가 7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히 줄어든 것이라 이달 경상수지가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0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48억100만달러) 흑자 전환한 뒤 9개월 연속 전월비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전년 동월(33억달러)에 견주면 22억9000만달러 흑자폭이 감소하며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달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 1월 상품수지 흑자가 19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57억5000만달러) 대비 38억2000만달러(66.43%) 급감하며 전체 경상수지 흑자를 끌어내렸다. 이는 2012년 4월(3억3000만달러 적자)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전월(50억3000만달러) 대비로도 31억달러(61.63%) 줄었다. 

수출이 전년 동월(495억3000만달러) 대비 12.3% 줄어든 43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5.2% 축소된 415억2000만달러였다. 수출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14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입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의 경우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2.5일 줄어들었고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1월 수출물가지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반도체(-24.9%), 철강제품(-14.6%), 화공품(-5.0%) 등의 단가가 하락했다. 수입은 원자재,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축소됐다. 지난 1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2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35억3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폭이 10억5000만달러 축소됐다. 여행수지 적자가 13억3000만달러로 1년 전(15억3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줄었다.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입국자 수가 1년 전보다 15.2% 증가한 반면 일본 여행 감소로 내국인 출국자 수가 13.7% 감소한 영향이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16억9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16억8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소폭 확대했다. 

5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지난 1월 경상수지 수치에 코로나19 타격이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월 하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 악화가 본격화했지만 국내 수출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후베이성으로의 수출 비중은 0.3% 수준이다. 그러나 이미 앞서나온 여러 경제지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둔화 시그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경상수지에도 여파가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외 코로나 19 확산이 향후 경상수지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1~2월의 통관무역수지를 보면 올해에는 통상 2월에 있던 설날 연휴가 1월로 조정돼 1월 통관무역수지의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지난해 10억2000만달러→올해 5억4000만달러)한 반면, 2월 통관무역수지의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증가(28억3000만달러→41억2000만달러)했다. 이에 1~2월중 누적 흑자 규모가 지난해 38억5000만달러에서 올해 46억5000만달러로 증가해 현재까지는 코로나19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월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일시적인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이미 통관무역수지가 흑자로 나타난 만큼 2월 경상수지도 흑자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통상 경상수지가 통관무역수지보다 15~40억달러 크게 나타나는 것을 고려했다. 경상수지는 통관무역수지에서 포착하지 않는 중계무역·가공무역 등 해외생산을 포함한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 및 운송수지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경상수지 감소요인(상품수출 및 방한여행객 감소 등)과 증가요인(상품수입 및 내국인 해외여행객 감소, 유가하락 등)이 혼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