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유가하락' 설상가상···순풍 불던 건설사 해외수주 '빨간불'
'코로나19·유가하락' 설상가상···순풍 불던 건설사 해외수주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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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해외건설협회, 코로나19 대응 TF 가동 '피해 최소화'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 전경.(사진=현대건설)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 전경.(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2006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바닥을 찍었던 해외 건설수주가 최근 중동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확대되면서 해외건설·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총 94억달러(11조14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38억달러 보다 약 2.5배 높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수주건수(21%) △시공건수(13%) △진출국가(6%) △진출업체(10%) △최초진출(75%) 등 모든 부문에서 나아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48억달러 수주에 머물렀던 중동 수주는 이날 58억달러를 기록하며 이미 연간 수주금액을 넘어섰으며, 대형건설사들의 대규모 공사계약이 해외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사우디아라비아·알제리 등지에서 35억달러를 수주한 것은 물론 삼성물산(25억달러)과 현대건설(18억달러) 등이 10억달러 이상의 공사를 수주했으며, 이들 세 건설사는 올해 해외수주 전체 규모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확대되자 해외수주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건설업계는 연초 중동시장에서 훈풍이 불어오며 지난해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발주가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국내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한국인을 입국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지역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와 지역은 총 92곳에 달하며, 이중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곳은 39곳이다. 때문에 해외출장 및 현장파견 등의 활동에 제약이 걸리는 것은 물론 향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수주업무 및 발주도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팀이 매일 현장 근로자 및 직원들에 대해 열 체크는 물론 유행 중인 코로나19 사태에 빠르게 대응하고 한다"면서도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발주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프로젝트 연기, 기술 미팅 지연 등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하락 전망도 해외수주의 또 다른 악재다. 지난 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지난달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평균 55.1달러로 전월 대비 13.6% 하락했으며, 브렌트 유가 역시 12.4% 하락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석유수요가 줄고, 글로벌 경기에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외수주는 글로벌 발주로 진행되는 내용인 데다 유가에 따라 변동되기 마련인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가 우려되면서 유가 상황이 녹록치 못하다"면서 "발주처들이 빠르게 발주에 나서고자 하는 의지가 사라질 것이며, 이달까지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강한 현재 뿐만 아니라 당초 올해 유가 상승 전망이 크지 않았던 만큼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을 만들어 해외건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현재 정부와 함께 각 현장마다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주기적으로 현장 동향도 살피고 있는 것은 물론 현지에 있는 주재원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면서 "외교라인을 통해 건강검진 확인증 등 간이 검사절차를 통해 예외적으로 해외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발주가 연기되거나 미팅이 지연되는 등의 사례는 없었고, 최근 확진자가 늘어난 상황은 발생 초기이기 때문에 (해외수주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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