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결국 '팬데믹'?···갈수록 기세·전문가들 '시간문제'
코로나19, 결국 '팬데믹'?···갈수록 기세·전문가들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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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루 만에 51명 추가 총 117명...중동 확진자 1천명 돌파
이란 사망 54명, 확진자 978명…남미서도 유럽발 감염자 속출
국내 전문가들 "코로나19 전 세계 대유행 '팬데믹'은 불가피"
WHO 위험 '높음'→'매우 높음'…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 전례
베를린 테겔공항의 신종코로나 주의 게시판 (사진=연합뉴스)
베를린 테겔공항의 신종코로나 주의 게시판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코로나19의 확산세 만큼이나 빠르게 퍼지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원한 코로나19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를 거쳐 이란 등 중동, 그리고 이탈리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제 지구촌에는 코로나19의 청정지역은 한 곳도 없는 상태. 최근들어서는 이탈리아를 진원지로 해서 독일 등 인접 유럽국가들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반면 그 기세가 꺾일 조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전염병 전문들 대부분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시간문제라는 견해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독일의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오전 10시 집계 기준으로 독일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만에 51명이 늘난 117명으로 집계됐다.

독일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가운데 지난달 25일 이후 서남부 지역을 위주로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독일에서는 중국으로부터의 귀국자를 제외하고 지난 1월 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바이에른주에서만 확진자 14명이 나온 뒤 추가 감염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까지 확진자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서 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지역에서는 하루 만에 36명이 늘었다.       

중동 지역(이스라엘·이집트 포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 환자는 1천명을 넘어섰다.

이날 중동 각국의 보건 당국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10개국에 걸쳐 전날보다 402명 증가한 1천138명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509명을 기록한 지 이틀 만에 배로 증가한 셈이다. 이날 바레인, 이라크, 레바논 등에서 추가된 감염자는 모두 최근 이란에 다녀온 이력이 확인됐다. 중동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이란에서 감염자가 급증세여서다.

이란 보건부는 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385명 늘어 모두 978명이 됐고, 11명이 더 숨져 총 사망자가 54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사망자가 나온 곳은 이란뿐이고,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환자의 사망자 수가 최다다.

이란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매일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5일부터 확진자 일일 증가수는 34명, 44명, 106명, 143명, 205명, 385명으로 전일 대비 증가율이 60% 이상을 기록하면서 오름세다.

이란에서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에서 검사키트가 각각 5만2천800개, 2만개가 도착해 본격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을 검사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사망자의 일일 증가수는 같은 기간 3명, 4명, 7명, 8명, 9명, 11명으로 점점 늘어났다. 보건부는 또 지금까지 175명이 완치됐다고 집계했다. 완치자 수 역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한편, 카리브해 도미니카공화국에 첫 신종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도미니카 보건부는 지난달 22일 입국한 62세 이탈리아 국적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건부에 따르면 이 남성은 무증상 상태로 입국한 후 지난달 24일부터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해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왔다. 카리브해 프랑스령 섬인 과들루프에도 이날 첫 확진자가 나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 환자는 프랑스 확진자 집계에 포함된다.
 
멕시코에서는 다섯 번째 확진자가 보고됐다.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의 18세 여성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공부하다가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휴교령이 내려지자 멕시코로 돌아왔다. 지난달 25일 처음 증상이 나타난 후 지금은 증상이 사라진 상태로, 당국은 밀접 접촉자인 가족들의 상태도 관찰 중이다.

이날 추가된 확진자를 포함해 중남미 전체 코로나19 환자는 9명(과들루프 제외)으로 늘었다. 브라질과 에콰도르에도 각각 2명, 1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남미는 최근까지 6개 대륙 중 유일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청정 대륙이었으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내 환자 발생이 가속하면서 대서양 너머 중남미에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중남미 확진자는 모두 유럽 여행력이 있다. 멕시코와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확진자는 모두 이탈리아에 다녀왔고, 에콰도르의 70대 여성 확진자는 스페인에서 거주하다 지난달 14일 에콰도르에 입국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데 견해를 같이 하기 시작했다.

'팬데믹'은 감염병이 한 나라를 넘어 전 세계로 전파돼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노출될 위험이 있을 때를 가리키는 용어다. WHO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대유행 때 '팬데믹'을 선언한 전례가 있다.

2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특히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많은 전문가는 팬데믹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도 "신종 감염병 확산 3단계(국내→국가 간→대륙 간 전파)로 봤을 때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북남미 대륙 등 여러 대륙에서 환자가 발생한 코로나19는 팬데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는 모든 대륙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점, 여러 국가의 지역사회에서 유행이 확인되는 점 등 팬데믹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면서 "특히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완벽하게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코로나19발 팬데믹은 당연히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 교수는 "팬데믹의 정의에 따르면 2개 대륙 이상에서 감염병이 유행하는 것인데, 이미 아시아와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다"면서 나라마다 유행의 시작 시점이 다르고 규모가 다르겠지만, 신종 플루처럼 전 세계를 휩쓸고 가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 교수는 "신종 플루 때와는 달리 치료제(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이 없기에 할 수 있는 것은 환경 위생과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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