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1년 만의 최악 성적표···'날씨·탈원전·신재생' 삼중고
한전, 11년 만의 최악 성적표···'날씨·탈원전·신재생'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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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4조 영업적자···경영효율화 총력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계절에 맞지 않은 날씨 탓에 냉난방 수요 감소와 온실가스 배출권과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중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력은 28일 2019년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1조356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2조7981억원 이후 11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또 6년만에 적자를 낸 전년 2080억원보다도 6.5배 확대됐다. 매출은 59조928억원으로 2.5% 감소했다.

한국전력은 "영업손실의 주요 증가원인을 냉난방 전력수요 감소 등으로 전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1.1% 감소했다"며 "무상할당량 축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권비용 급증,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수선유지비, 미세먼지 대책에 따른 비용 증가 등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실적 원인은 덥지 않은 여름과 춥지 않은 겨울 등 날씨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전년보다 여름 평균기온은 1.3도 낮았고 겨울의 평균기온은 2.2도 높아 냉난방 가동률이 줄어 전기 판매 수익이 전년 5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55조9000억원으로 9030억원 감소했다.

온실가스 배출권비용과 전력설비 투자에 의한 감가상각비·수선유지비 등이 전년 대비 2조원 증가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온실가스 배출권은 지난 2015~2017년 100% 무상으로 할당됐으나 지난해 할당량은 전년보다 18% 줄었다. 

한전은 줄어든 배출권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데 지난해 배출권 시장가격이 19% 상승하면서 비용부담이 커졌고, 정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봄철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방사성폐기물 관리비용, 원전해체비용 단가 상승 등에 따른 원전관련 복구부채 설정비용 2000억원 비용 증가와 임금 및 퇴직금 등 5000억원 비용증가 등도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한전은 지난해 발전회사와 전력 그룹 차원의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여건에 대응해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정적 전력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 설비보수 자체수행, 송‧배전 설비시공 기준개선 등 2조1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는 원전 이용률이 70% 중반대로 상승하면서 한전의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나, 환율과 국제연료 가격 변동 등 대내외 경영 여건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전력그룹사 간 협력 강화와 경영효율화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실적개선과 재무건전성 강화에 만전을 다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지속가능한 요금체계 마련을 위해 합리적 제도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표=한국전력공사)
(표=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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