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서릿발에 코로나19까지"···서울 아파트 시장 '겨울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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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일평균 거래량 103건, 전달比 2분의 1수준
"대출 규제·자금출처 조사로 위축 심화 전망"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12.16 부동산대책 서릿발에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가 수요자들의 관망세를 부추긴 영향이다. 통상 이맘때쯤 몰리던 '신학기 수요'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내달부터 자금출처 조사가 강화되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당분간 거래절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2월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현재 2910건(일 평균 103건)을 기록 중이다. 이는 5716건을 기록한 지난 1월보다 49% 감소한 수치로, 하루 거래량 기준으로는 지난달의 2분의 1수준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신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많았던 지난해 10월(1만1522건)과 11월(1만1495건) 1만건을 웃돌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작년 12월(9589건), 지난 1월(5716건) 등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거래량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지만, '신학기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로 꼽히는 2월 매매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12.16대책의 여파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와 세금이 강화되자,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위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중개사들은 12.16대책 직후부터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구 대치동 W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출길이 막혔기 때문에 사려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가격을 낮춰서 집을 내놓는 집주인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갭투자도 어려워져 전세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꺾인 매수 심리는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KB부동산 리브온의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2.16대책 발표 당일 128.6까지 치솟았지만, 발표 1주 후 108.5까지 급락했다. 현재(지난 24일 기준)는 103.1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강남지역은 94.4로 100을 밑돌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0에서 200 범위 이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 많음'을, 100 미만일 경우는 '매도자 많음'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강남지역은 매수 문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매수우위지수도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매도·매수자간 관망세에 따른 거래절벽이 한동안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자금출처 조사로 인한 부담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2.20대책을 통해 내달부터 조정대상지역은 3억원 이상, 그 외 지역은 6억원 이상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제출 의무가 사실상 전국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물 경기 악화 역시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걸림돌 중 하나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20대책에다 코로나19 여파로 거래시장이 한산하다"며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 대응반 출범에 이어 3월부터 자금조달 계획서 등 자료 제출이 강화됐기 때문에 당분간 거래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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