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도 '천덕꾸러기'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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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평가받던 향수·화장품·패션·잡화 사업권 유찰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공고를 내놓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약도.(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공고를 내놓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약도.(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전세계 매출액 1위인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 입찰이 진행 중인 5개 구역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2곳이나 유찰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전날 인천공항 T1 대기업(일반기업) 사업권 5곳(DF2·3·4·6·7)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DF7(패션·잡화) 사업권에만 호텔롯데·호텔신라·신세계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이 참가했다. 이번 입찰 대상 구역은 DF2(화장품·향수), DF3(술·담배·포장식품), DF4(술·담배), DF6(패션·잡화), DF7(패션·잡화), DF9(전 품목), DF10(전 품목), DF12(술·담배) 등으로 올해 8월 계약이 끝난다. 

그러나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향수·화장품(DF2)과 패션·잡화(DF6) 사업권 등 2곳이 입찰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매출이 3500억원에 달하는 향수·화장품 사업권(DF2) 구역은 평당 매출이 가장 높은 구역으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점쳐졌다. 현재 DF2 구역은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입찰 참여 업체들은 입찰제안서를 작성할 때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제시한 예정가격 이상으로 낙찰가(최소보장금)을 적어야하기 때문이다. 입찰 공고에 따르면, DF2의 1차년도 연간 최소 임대료는 1161억원이다. 기업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더 높은 임대료를 경쟁적으로 제시하다보면 낙찰을 받아도 적자가 불가피한 구조다. 업체들이 체면보다는 냉정하게 수익을 따진 셈이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역시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공항 이용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하루 평균 20만명이었던 이용객 수는 이달 23일 10만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 17일 인천공항공사와 기획재정부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인천공항 측은 면세점 매장 영업시간 조정과 심야시간 축소 운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임대료 인하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거절했다. 

패션·잡화 사업권인 DF6 역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단독으로 입찰해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DF6의 1차년도 최소보장금은 441억원이다. 단, DF6는 4차년도부터 해당 금액에 112억원 이상 최소보장금이 더해진다. 

DF3·4(술·담배) 구역 운영권을 두고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 2곳이 경합을 벌인다. DF3 구역의 1차년도 최소보장금은 697억원, DF4구역은 638억원 수준이다. 단, DF3 구역은 4차년도부터 264억원의 최소보장금이 더해진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사업권 DF8과 DF9에는 에스엠면세점, 시티플러스, 그랜드관광호텔이, DF10에는 부산면세점, 엔타스듀티프리, 그랜드관광호텔이 사업제안서를 냈다. 

인천공항은 3월3~5일 진행되는 업체들의 프레젠테이션을 거져 심사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관세청의 특허 심사 승인을 거쳐 4월 중 최종 사업자가 확정된다. 확정된 운영사업자는 5년 동안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고,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추가로 5년을 더해 최대 10년까지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한편 인천공항 T1 면세점 입찰에서 유찰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추후 재공고를 통해 다시 입찰할 계획이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이 유찰된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로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인천국제공항 측이 DF2와 DF6 구역에 대해서는 재공고를 내겠다고 했지만 임대료 인하 등 현실적인 대안이 있지 않다면 또 다시 유찰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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