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멈춰버린 부동산시장···실수요자 발길 '뚝'·
'코로나19'에 멈춰버린 부동산시장···실수요자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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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분양일정 조정 등 상황 예의주시
중개사무소들, 문닫거나 사실상 '개점 휴업'
"사스·메르스 당시 '일시적'...같은 패턴 기대"
용산 지역의 한 공인중개소 (사진=서울파이낸스)
용산 지역의 한 공인중개소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부동산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의 여파가 '단기 위축'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재와 같은 확진자 발생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례 없는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중개업소를 찾는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확산 초기에는 그나마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마스크를 끼고 둘러 봤지만 최근에는 아예 방문 자체를 꺼리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서울 중개사무소들은 문을 닫거나 열었어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상황이다. 서울 강남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난해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인데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방문조차 꺼리고 있다"라며 "현재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거래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3월 2일부터 적용되는 '정비사업 일몰제'를 앞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재건축 조합들은 총회장 소독과, 마스크, 손소독제를 비치하며 조합총회를 강행하기도 했지만, 상당수 조합들은 총회 개최를 연기하며 서울시에 일몰제 연장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의 여파를 제한적,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 당시에도 국내 부동산시장은 매매가격과 분양시장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거나 ‘단기 위축’ 수준에 그쳤다. 2015년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메르스 확진자가 단기간에 100명을 넘어서며 우려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그 시기에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고 분양 물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분위기였다. 

당시 부동산시장은 정부 주도로 금융, 청약, 공급, 재건축 등을 총 망라한 규제 완화 정책이 추진되던 시기다. 규제 완화 영향으로 대세 상승기에 진입하던 시점으로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질병보다는 정부 정책이나 저금리의 시장 환경이 부동산시장에는 더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일시적으로는 신종 코로나 여파가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흐름이나 수요층의 내 집 마련 심리를 훼손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도 "코로나19로 인한 분양일정 연기 등이 우려되나, 2003년 사스 및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비추어 볼 때 코로나19 사태가 실제 분양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주요 분양예정 물량의 분양성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주택현장 분양일정 지연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은 적지않은 타격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건설사들은 견본주택 오픈보다는 사이버 공간을 활용해 VR 유니트 촬영 화면을 제공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사업장의 경우 기존 분양일정을 2~4주 내외로 지연시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 현장도 비상이다. 건설근로자의 특성상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현장에 감염이 발병하면 확산 속도는 걷잡을 수 없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게 되면 공사가 무기한 연기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예민한 상황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하지만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 마저 장기화할 경우 수요심리가 위축되고, 임장 활동(현장 조사)가 필수인 매매, 전세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상가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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