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폭탄' 면세업계, 임대료 인하 호소···인천공항공사 '묵묵부답'
'코로나 폭탄' 면세업계, 임대료 인하 호소···인천공항공사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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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만공사 공문 보내...사태 장기화 조짐에 시름 깊어져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7층 화장품·향수 매장에서 손님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박지수 기자)
21일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개장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손님들이 많지 않다. (사진=박지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면세점 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 21일 인천항만공사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19 사태가 끝날때까지 면세점 임대료와 인도장 영업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달라"고 호소했다.

면세업계는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임대료 감면 조치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대료 책정 방식을 최소보장액 형태가 아닌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영업요율 산정방식을 일시적으로라도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아직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면세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매출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최소 상반기까지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최소 5월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당분간 매출 감소는 불가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사업자가 입찰할 때 제시한 고정 임대료를 바탕으로 임대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공항이용객이 감소했을 경우, 다음해 임차료는 최소보장액의 ±9%이내로 조정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매출액은 25%, 이용객은 32%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이달들어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매출은 전년보다 50%가량 급감했다.

통상 면세점 업체들은 인천공항 면세사업 매출의 30~40%를 임대료로 지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자 매출액 대비 임대료부담률이 70~80%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면세점 빅3인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임대료로 지급한 금액은 약 6조원에 달한다. 이는 연 매출의 40~50%가량을 차지한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와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9년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출국장 면세점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10% 내렸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당시에도 항공사 착륙료를 면제해주기도 했다.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때엔 면세점 업계의 특허수수료 납부기한을 1년 미뤄주고 분할 납부를 허용했다.

실제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해외 타 공항들은 임대료 인하에 적극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2월부터 임대료를 6개월간 절반 깎아주기로 했다. 면세업계 전문지인 무디 데이비드 리포트에 따르면 태국공항공사도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6개의 공항의 면세점 월 임대료 20%를 낮춰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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