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질린 금융시장···증시 폭락·환율 6개월래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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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3~4%↓···원·달러 환율 11원 급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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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더욱 확대된 여파에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3~4% 폭락, 시가총액이 무려 67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11원 이상 급등, 6개월래 최고치에 다다랐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83.80p(3.87%) 내린 2079.04로 마감, 사흘 연속 하락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48.80p(2.26%) 하락한 2114.04에 출발한 후 장중 낙폭을 가파르게 확대해 나갔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2018년 10월11일(-98.94p·-4.44%)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도 지난 21일 1456조7000억원에서 1400조5000억원으로 하루 새 56조2000억여원 증발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감염병의 확산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재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63명, 사망자 수는 7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지난 23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한국 경제가 위축될 거라는 우려가 부각했고, 이에 외국인의 순매도가 두드러지면서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정된 것이 아니기에, 1~2주 정도는 조정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종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이슈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유동성 확장 정책을 계속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시행 당시 국내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2050선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이 무려 7875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26일(8576억원) 이후 3개월 만의 최대 순매도 규모다. 개인은 6077억원, 기관은 1928억원어치 각각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2729억11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주는 일제히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대장주 삼성전자(-4.05%)를 비롯, SK하이닉스(-3.40%), 삼성바이오로직스(-5.24%), NAVER(-2.90%), LG화학(-2.95%), 현대차(-4.30%), 삼성SDI(-4.61%), 셀트리온(-4.52%) 등 시총 상위 56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846곳)이 상승 종목(49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10곳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28.70p(4.30%) 폭락한 639.29를 기록, 사흘째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전일보다 14.59p(2.18%) 하락한 653.40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장중 낙폭을 가파르게 확대해 나갔다. 이날 기준 코스닥 시총은 231조9000억원으로, 하루 새 10조3000억원가량 줄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0원 오른 122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6.3원 오른 1215.5원에 출발한 후 오름폭을 빠르게 확대해 나간 후 폐장 직전 1220원마저 넘어섰다.

이날 기록한 종가는 지난해 8월13일(1222.2원)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가다. 또,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지난해 8월5일(17.3원 상승)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 주말과 이날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늘어난 탓에 외환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커졌다"면서 "이에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개장 전 외환시장 관련 정부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환율 일방향 쏠림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단행하겠다"며 "외환시장 상황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슈가 여전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내수 충격 등에 대한 우려감과 이번 주 있을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할 확률이 높을 거라는 기대치 등이 반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솟구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러 우려가 반영됐지만, 결과적으로는 확진자 증가 속도가 줄어드는 그림이 나와야 원화도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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