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셧다운 도미노' 공포···피해 최소화 '총력'
산업계 '셧다운 도미노' 공포···피해 최소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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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인천사업장 직원 가족, 삼성 구미사업장 직원 등 확진 판정
양사 포함 주요 기업들, 외부 출장 자제 등 비상대응체제 돌입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에 설치된 열화상 감시 카메라.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산업계 '셧다운(일시중지)'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산업계는 중국 공장 가동이 정상화하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점차 줄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최근 돌연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한 데 이어 주요 기업의 직원과 가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주요 기업들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선제 조치에 나서는 한편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인천 사업장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됨에 따라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연구동을 이날 하루 폐쇄했다.

연구동 직원들은 이날 재택근무하고 연구동 이외의 생산동과 복합동은 정상 운영한다. 다만 해당 직원에 대한 검사 결과는 현재 나오지 않은 상태로, 검사 결과에 따라 추후 자가격리 인원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구미 사업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정오까지 사업장을 일시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 30여명도 자가격리 조치돼 일부 인력 복귀가 늦어지겠지만 이번주 안에 주말 동안 지연된 물량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본사가 위치한 수원사업장에서도 유증상자가 나오면서 현재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14일 타이완(대만) 출장을 다녀온 R4(디지털연구소) 구매팀 직원이 고열과 오한 발생으로 관할 보건소에 자진 신고해 검사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동일 층 근무자를 퇴근 조치했으며 전 근무자에 대해 자택 대기 조치를 취했다.

앞서 SK하이닉스에서는 대구 확진자와 접촉한 신입사원과 폐렴 증상을 보인 직원이 나와 지난 20일 이천캠퍼스 임직원 800여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두 사원 모두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밝혀졌으며 이에 따라 현재 자가격리 대상은 550여명으로 줄었다.

지난 6일에는 GS홈쇼핑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생방송을 중단하고 직장 폐쇄 조치에 들어간 바 있다.

대기업 사업장뿐만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연쇄 생산 차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경북 경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진산업 직원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진산업은 차량용 프레임, 섀시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다. 서진산업은 이날까지 방역을 위해 공장을 폐쇄한다. 도레이첨단소재도 구미1공장에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여자친구가 확진자인 것으로 밝혀져 직원들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공장 방역을 실시했다.

서울 종구 서린동 SK그룹 서린빌딩 입구에서 SK그룹 관계자가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오세정 기자)

이처럼 코로나19 공포가 현실화하면서 주요 기업들은 발빠르게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방역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출장과 다중 집결 행사 취소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며 예방조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주도로 기존 방역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출퇴근 버스 탑승, 건물 출입, 회의 진행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또 구미-수원 사업장 셔틀버스를 비롯한 일부 사업장 간 이동수단을 중단했으며, 대구·경북 지역 출장 자제, 단체 회식 및 집합 교육도 대부분 취소했다.

내부 규정상 4단계 위기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는 LG전자는 주말 새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비상 조치를 강화했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업장 간 출장을 금지했고, 외부 방문객 출입을 금지했다. 또 대구에 거주하는 구미사업장 사무직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고 생산직은 공가(유급휴가)로 처리했다. 특히 모든 사업장에서 재택근무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외부에서 사내 전산망(클라우드)에 원활히 접속할 수 있도록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구·청도에 거주하는 직원과 방문 인원이 사업장에 출입하지 않도록 하고 해당 직원에게는 공가를 부여했다. 대구 지역 확진자와 같은 장소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임직원도 파악해 필요하면 공가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 밖에 내·외부 행사를 중단하고 출장을 자제하고 체온 확인, 마스크 착용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의 체온을 열화상 카메라가 아닌 개별 측정 방식으로 바꾸고 직원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유좌석제를 일부 변경하기로 했다. 같은 층에 3일 이상 예약할 수 없도록 한 설정을 해제해 가급적 같은 층에 앉도록 권고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은 외부인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이날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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