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2라운드 키워드 '클린'···'최고급-최첨단' 각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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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GS·현대, 준법선언···외산 브랜드 가구 도입 전망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일대 주택가.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일대 주택가.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한남3구역 재입찰에 뛰어든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이 앞다퉈 '클린 경쟁'을 외치고 있다. 지난해처럼 과열 수주전으로 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원천차단하겠다는 목적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20일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영업활동에서부터 입찰 내용, 시공, 입주 이후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답을 제시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준법 수주'를 내세웠다. 지난해 입찰 때부터 운영해오던 자체 검열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고, 경쟁사 비방이나 네거티브를 철저히 배제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상신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장은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진정한 성패는 시공사 선정 시점의 사업 조건이 아니라 입주 이후에 형성되는 단지 가치에서 결정된다고 본다"며 "미래 지향적인 관점을 담은 진정성 있는 사업계획을 꼼꼼하게 구성해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겠다며 공언한 곳은 대림산업이 두 번째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1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개별 홍보활동을 하지 않고, 사업제안서와 브랜드 가치로 승부를 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엔 이런 내용을 담은 알림 글을 한남3구역 조합원에게 문자 발송하기도 했다. GS건설은 "1차 입찰이 무효가 돼 사업이 지연되고 조합원들의 소중한 재산이 손해로 연결될 수 있어 책임감을 가지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오직 최고의 사업제안서로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따로 자료를 내진 않았으나, 지난해 검찰 수사 이후 OS요원(외주 홍보업체)을 철수시킨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작년에 OS요원을 가장 먼저 철수시켰다"면서 "회사 방침대로 꾸준히 클린 수주를 해오고 있다. 필요한 경우 클린 수주의 의지를 자료를 통해 전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3개사가 클린 수주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더이상의 홍보 활동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미 사업의 첫 단계인 추진위원회 구성 때부터 조합원들에게 개별 홍보를 해온 데다 지난해 '입찰 무효'로 홍역을 치른 상태여서 추가 홍보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검찰의 '무혐의' 판단에도 칼날을 거두지 않은 점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울시는 한남3구역에 현장신고센터를 운영함과 동시에 과열 재발 시 지원반을 투입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수주전에 참여 중인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와 조합 모두 더는 인허권자의 심기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조합 측에서도 최대한 빨리 사업이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에 입찰지침서에 논란이 됐던 조항을 모두 제외한 것"이라고 했다.

건설사들의 '물밑 작업'이 중단됨에 따라 이번 수주전의 판도는 '대안설계'가 바꿀 것으로 보인다. 대안설계는 사업비의 10% 범위의 변경만 허용하는 것으로, 마감재나 주방시설 등 한정된 범위 안에서 상품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다만 업계에선 대안설계에서도 과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고급 자재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우선 외산 브랜드 가구들을 잇달아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 당시 세계 최고급 주방가구로 불리는 독일 브랜드 '불탑'과 이탈리아 브랜드 '보피' 적용을 약속한 바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한남하이츠 수주전에서 독일 고급 주방브랜드 에거스만 시공을 제안하며 시공권을 따냈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측도 이번 입찰지침서에서 최고급 외산 자재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원은 "특화설계가 막혔으니 주방가구나 마감재라도 최고급을 써야 하지 않겠냐"면서 "논란이 되지 않는 한에서 외산 사용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한편 조합은 내달 27일 오후 2시까지 재입찰 서류를 받을 예정이다. 4월16일 합동설명회를 개최한 뒤 같은 달 26일 시공사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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