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패션가 '필환경 바람'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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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소풍가방 한정판·친환경 티셔츠·플라스틱병 재활용해 만든 운동화 출시, 4만원어치 사면 물병 제공'. 지난해 4월22일 지구의 날을 앞두고 패션업체들이 쏟아낸 홍보물이다. 기업이 환경오염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점은 칭찬하지만 장삿속이 훤히 보여 씁쓸했다.

올해는 패션가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거 지구의 날이나 환경의 날처럼 특정한 행사를 앞두고 일회성으로 홍보하던 것과 달리 꾸준히 동참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을 넘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필(必)환경 바람이 뚜렷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를 친환경 상품 출시 원년으로 삼고 버려진 어망을 새활용(업사이클링)한 의류 라인을 냈고, LF는 화학 약품을 사용하지 않은 세라미카 소재를 활용한 정장을 선보였다. K2코리아를 비롯한 아웃도어 업체들이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원사로 옷을 만드는 건 더이상 새로운 일도 아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래코드나 블랙야크의 나우는 일찍이 새활용 브랜드를 출시해 버려지는 의류에 새 생명을 주고 있다. 

재활용을 하거나, 천연 염색을 하고 물 사용량까지 줄이며 패션기업이 필환경에 앞장서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진심이 깃든 행동이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다. 소비자는 똑똑하다. 기업의 사탕발림에 순순히 넘어가지 않는다. 

올해 지구의 날엔 새활용 신상품을 출시했다고 알리기보단,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나무를 심었다는 미담이 들리길 기대해본다. 스마트컨슈머가 납득할 수 있는 지구 사랑 실천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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