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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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엿새씩 신종 확진자가 안나왔다는 뉴스들이 나오며 코로나19의 기세가 잠시 주춤한 듯하더니 대구의 한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사태가 터졌다. 교회라는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들어차서 최소 한시간씩은 함께 했을 테니 전파자 한사람이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전염시킬 위험성이 컸을 테지만 마스크 착용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설교나 기도 등을 통해 퍼지는 비말에도 무신경했을 가능성 또한 높다.

물론 서울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들에선 교회들도 예배시간 전후로 매우 조심하고 서로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렇게 하고도 예배 참석자가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소리도 들었다.

게다가 이번에 문제가 터진 교회는 기성교단에서 ‘이단’이라고 배척하는 교회이다보니 아마도 신자들은 더욱 열성적이어서 전염병이 도는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여했을 수도 있다. 기성교회들로부터 억압을 당한다는 의식이 기저에 깔려있을 테니 더 충성심과 내부 결속력을 중시했을 터다.

아무튼 이번 코로나19의 여파에는 너나없이 걱정을 감추지 못하지만 모두가 열심히 예방조치들을 따르는 것도 아니다. 일단 마스크 착용이 불편해 피하는 경우도 흔하고 또 상대가 악수를 청하면 그 손을 외면하기도 힘들어 서로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일도 생긴다.

엊그제 강원도 인제, 양양 등을 1박2일로 다녀왔다. 시장 난전에서는 잠정적으로 문 닫고 쉬는 식당들이 제법 많았고 문을 연 곳에서도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을 한다. 아마도 관광객이 대폭 줄어든 탓일 게다.

양양의 오일장 역시도 손님보다는 장사하는 이들 숫자가 월등히 많았다. 게다가 떡처럼 사람 손을 타는 음식들은 아예 만들지도 않는지 떡마을에서도, 장터에서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장사하는 이들도 일찌감치 철시를 해 3시가 넘으니 서서히 파장분위기가 일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을 터이니 국가경제적 측면에서도 걱정거리다. 외식은 고사하고 굳이 시급한 게 아니면 장보기에도 잘 나서지 않는 분위기이니 이번 전염병으로 인한 유통업의 피해가 얼마나 클지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이처럼 소비가 위축되면 생산인들 활기를 띨까.

조속히 이번 사태가 마무리돼야 하는 데 문제는 가까운 주변국들의 방역체계가 미덥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발생지인 중국은 이미 뒤늦은 대처로 자국 내에서도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 있지만 그 많은 인구의 이동을 통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서 세계 곳곳으로 전파돼 나가는 것을 막기에 역부족인 듯 보인다.

게다가 평소 재난 매뉴얼이 매우 잘 갖춰졌다고 우리에게 알려졌던 일본은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방역선진국과는 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감염자 숫자 줄이기에만 신경 쓰느라 자국 항구 근처까지 접근한 크루즈선의 입항을 지연시키며 선내 감염자 수를 대폭 늘리는 매우 미개한 대처를 해서 세계적인 빈축을 사는가 하면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을 격리`관찰하는 대신 그대로 귀가시키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대응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웃 나라들의 방역망에 허점이 클수록 우리에게도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문 걸어닫고 살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 지어 질 때까지 국가도 국민 개개인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조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꼭 이런 상황에서 못된 짓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이 나타나고 죄의식도 없이 헛소문 퍼트려 평소의 앙심을 풀려는 터무니없는 이들도 나타난다. ‘한국 코로나바이러스 첫 사망자 발생’이라는 제목의 스팸바이러스 동영상이 나타나 긴급공지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양양에서 들은 얘기로는 어떤 여성이 특정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는 헛소문을 퍼트렸다가 병원측의 즉각적인 고발조치로 구속됐다고도 한다. 그 여성이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는 모르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범죄다.

코로나19 자체는 전염성이 강하지만 치사율은 높지 않고 국내 의료 수준으로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병이라고 한다. 다만 이웃나라들이 우왕좌왕 하는 통에 덩달아 걱정이 더 커질 뿐이다. 그래도 서로 서로 전염되지 않게, 전염시키지 않게 일단 조심하고 볼 병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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