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 벌점 개정안 '공방'···"사업 위축" vs "정상화 과정"
건설공사 벌점 개정안 '공방'···"사업 위축" vs "정상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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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목적은 부실예방···규정대로 하면 불이익 받을일 없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공사 개요를 알리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공사 개요를 알리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정부가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건설공사 벌점을 강화하는 시행령을 입법예고하자 선분양 제한 등 사업 피해가 우려된다며 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명무실했던 벌점이 제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의견도 나오면서 건설업계에 때아닌 '벌점'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 건설공사 벌점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건설사 등이 사업관리, 설계, 용역 과정 등에서 부실공사가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경우 벌점을 부과해 입찰 시 불이익을 주도록 했다.

지난 1995년부터 부실공사 및 인한 안전사고 예방 목적으로 벌점을 부과해오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에 제도를 대폭 강화해 미비점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당초 누계 벌점 산정방식을 합산방식으로 변경하고, 건설공사를 공동 이행방식(컨소시엄)으로 도급하는 경우 대표자에게 벌점을 부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은 벌점의 합을 건설공사 또는 건설기술용역의 수로 나누어 벌점을 산정했지만, 앞으로는 합계로만 벌점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한 건설사가 최근 2년동안 총 100개 현장 가운데 5곳에서 총 10점의 벌점을 받았다면 현장개수대로 나누어 벌점이 0.1점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10점 그대로 적용 된다. 현행 누계평균의 경우 현장개수가 많으면 유리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장이 많을수록 불리하다.

건설업계에서 제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번 벌점 개정으로 선분양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벌점을 받은 건설사들은 벌점에 따라 공공공사 입찰 참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물론 지난 2019년 9월 개정된 주택공급규칙 별표4 항목에 따라 입주자 모집시기가 조정된다. 이 규칙에는 벌점 1점 이상의 경우 분양 일정을 골조공사 30% 이상 진행해야 분양이 가능하며, 벌점 10점이 넘어설 경우 사용검사 이후 후분양을 진행해야 한다.

경미한 벌점 사항으로도 최소 1점의 벌점이 부과되기 때문에 사실상 선분양에 대한 규제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특히 현장이 많은 건설사들에 벌점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현재 시행령 기준으로 개정안이 진행된다면 약 573개 회사가 선분양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현재 국내건설산업 전반적인 시스템으로 볼 때 후분양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건설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벌점 부과 기준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기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 내 벌점 기준에 따르면 '배수시설 관리 불량으로 인해 피해(침수 등)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벌점이 1점 부과되게 되는데 '우려' 사항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벌점 기준을 보완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을 하지만, 기준을 현실화하고 엄격히 조정하기 위해선 현장규모와 개수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개정 벌점체계의 문제는 벌점을 통해 주택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부가 '건설사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반대로 이번 정부의 조치는 건설업체들이 '기본'을 지킬 수 있도록 벌점을 현실화하는 과정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장성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는 "이번 개정으로 실질적인 선분양이 제한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면서 "당초 벌점제도에 아무런 페널티가 없다고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벌점 1점 부과 시 30%의 골조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 공정률로 따지면 20%가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분양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는 우리나라 밖에 없고 이는 특혜와 같다. 부실공사에 따른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있으나 마나 했던 벌점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박삼범 국토부 건설안전과 공업사무관은 선분양 제한에 따른 공급 우려에 대해 "건설안전과에서는 벌점제도를 통해 시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고, 주택국에서도 벌점과 연계된 주택공급 규칙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면 이를 고쳐나갈 것"이라면서 "기본은 부실예방, 안전관리, 품질관리 등을 지켜 현장에서 벌점을 부과받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벌점 부과 시에도 이의신청이 가능하고 재차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심의위원회를 열어 단계별로 진행하는 등 내부 절차를 통해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오는 3월2일까지의 입법예고 기간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사무관은 "개정시점 예고일인 2022년 7월1일까지는 여전히 2년여 시간이 남아 있다"면서 "업계 및 언론에서 나오는 의견에 대해 충분히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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