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울며 격자먹는' 항공업계, 동남아 노선도 줄인다
[코로나19] '울며 격자먹는' 항공업계, 동남아 노선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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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태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노선을 중심으로 대거 조정에 들어갔다. (각 사)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태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노선을 중심으로 대거 조정에 들어갔다. (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원국인 중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중화권 노선에 이어 '동남아 노선 줄이기'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코로나 확산 방지 차원으로 현재 매출의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노선 대부분의 운항을 중단하면서 의존도가 높아진 동남아 노선마저 운휴 및 감편 조치에 돌입하게 됨으로써 큰 타격이 예상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태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노선을 중심으로 대거 조정에 들어갔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대상으로 운휴 및 감편하기로 했다.

타이중 노선은 26일부터, 치앙마이 노선은 다음달 3일부터 각각 잠정 운휴한다. 1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감편하는 노선은 하노이(기존 주 21회→14회), 방콕(주 14회→7회)이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나트랑, 사이판도 일시 비운항한다.

앞서 이 회사는 동계기준, 운항하는 중국 본토 노선 26개 중 김포-베이징을 비롯한 12개 노선을 대상을 잠정 운휴에 돌입했으며 인천-광저우를 포함한 또 다른 12개 노선의 운항 편수를 대폭 감편한 바 있다.

현재 중국 노선 중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는 노선은 김포-상하이, 인천-옌청 등 2개이다. 중국 노선 전체 운항 편수로 봤을 때 기존 주 202회에서 57회로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이 같은 코로나19 여파는 단거리를 주력으로 하는 LCC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LCC 2위 티웨이항공은 인천-치앙마이·클락·하노이와 부산-타이중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다. 하루 2편씩 운항하던 대구-타이베이 노선도 다음 달 20일까지 하루 1편으로 감편한다.

특히 회사는 다음 달부터 모든 중국 노선(6개)의 운휴에 들어가면서 경영이 급격히 악화되자 비상경영을 선포, 수익성 회복을 위해 희망휴직 등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발 상하이, 시안과 인천-마카오 운휴를 결정한 진에어는 부산-방콕·삿포로·오키나와, 인천-칼리보 노선을 동계시즌이 끝나는 시점인 다음달 28일까지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이달 말까지 부산-타이베이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며, 주 7회 운항하는 부산-방콕 노선은 다음달 15일부터 28일까지 비운항한다. 이외 인천-다낭·나트랑·방콕·코타키나발루, 청주-타이베이 노선을 대상으로 대폭 감편키로 했다.

에어부산도 주 7회 운항하던 대구-타이베이 노선을 다음달 28일까지 운휴키로 결정했다. 주 14회씩 운항하던 부산-타이베이·다낭 노선의 운항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비상경영을 넘어 위기경영에 돌입한 제주항공도 현재 동남아 노선 감축과 관련, 내부적으로 검토가 이뤄지는 중이다.

대한항공도 같은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추가 노선 감축은 동계시즌 내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지난 11일 확진자가 급속도로 발생하고 있는 싱가포르와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대만 등에 대해 여행과 방문을 최소화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중국, 홍콩·마카오에 한해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발령한 상태다.

이로써 항공업계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입은 타격을 회복하기도 전에 코로나19 등 계속되는 악재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여행 자체의 수요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모든 항공사들은 최소 15일부터 최대 3개월까지 무급휴직제도를 실시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실 초기만해도 이렇게 악화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3분기부터 점차 호전된다고는 하지만 그전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소 동계시즌까지는 추가 감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 여파는 상반기까지 갈 것으로 본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신규노선, 비용절감, 서비스 등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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