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권광석, '불편한 동거' 혹은 '환상 케미'
손태승-권광석, '불편한 동거' 혹은 '환상 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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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그룹임추위, 차기 우리은행장에 권광석 내정
DLF·라임·비밀번호 변경 사태 해결 나설 땐 손태승도 영향
"권광석 직언하고, 손태승은 의견청취···예상외 잘 맞을 것"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사진=우리은행)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됐다. '불편한 동거'가 될지 '환상 케미'가 될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했다. 권 대표는 오는 3월 우리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은행장에 임명된다.

권 내정자 선정은 '이변'에 가까웠다. 최근 연이어 터지는 해외금이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직원들의 비밀번호 임의 변경 등 사태로 경직된 내부를 다독이기 위해 김정기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사회의 생각은 달랐다. 우리은행의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헤쳐나갈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행장 선임 절차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내용도 이 부분이었다.

한 임추위원은 "출신은행과 후보들의 장점, 은행 상황을고려해 종합스코어링 제도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런면에서 보면 권 내정자가 적임자였다. 그는 2년간 외부에서 은행을 바라봐왔고, 최근 사태에서도 자유롭다. 출신은행도 상업은행이라 문제되지 않았다. 

권 내정자는 이번 임추위 면접에서 조직안정과 신뢰회복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은행을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때문에 손 회장과 권 내정자 간 불편한 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

손 회장은 금융감독원에서 DLF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문책적 경고의 중징계를 받았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을 지지하며 행정소송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소송 결과가 나올때까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일례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채용비리 사건의 책임자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지난해 1년 동안 신한금융은 CEO리스크에 시달려야 했다.

권 내정자가 계획했던 대로 사태 해결에 나서게 되면 이미 책임자로 지목된 손 회장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주 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대 계열사라 권 내정자가 의견을 달리 하게 되면 손 회장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손 회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전날 행장 후보 선정 직후 지주 부사장은 기존 2명에서 6명으로 늘리고, 은행은 부문장 제도를 폐지하고 부행장을 5명에서 3명으로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손 회장은 차기행장 유력 후보였던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부문장을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으로 데려갔다. 또 이원덕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과 지난 2018년말 승진한 신명혁 중소기업그룹 부행장보를 각각 전략부문과 자산관리총괄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지난해 재영입한 외부인사인 노진호 ICT기획단장 전무도 지주 IT/디지털부문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우리금융은 이에 대해 "그동안 은행이 했왔던 지주역할을 돌려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가 본격적인 컨트롤타워가 되면서 은행 내에서 역할을 해왔던 인사들이 자리를 옮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려섞인 시선에 권 내정자는 "대외협력단 상무일 때 손 회방은 글로벌 부문장으로 제 보스(Boss)였다"고 말하며 '호흡'을 자신했다. 이번 행장 선정에 대해서도 "회장님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권 내정자는 필요하다면 직언이라도 하는 편이고, 손 회장은 주변의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라며 "주변 시선과 달리 관계가 잘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증권사·보험사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 손 회장이 M&A를 추진할 때 권 내정자가 신용공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지원에 나설 수 있다.   

대외적으로도 권 내정자의 도움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권 내정자는 대관 등 경력이 있어 금융당국과 정치권 등에 인맥을 갖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행장 후보 선정에서 정치권이 개입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임추위가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로 그를 선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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