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장치 없는 정리매매 종목···투자 주의
보호장치 없는 정리매매 종목···투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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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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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제이테크 600% 배 아파서 먹어보려고 대기 중이요"

지난해 상장 폐지가 결정됐던 제이테크놀로지가 정리매매 기간, 장중 폭등 장세를 보이자 차기 상장폐지 주 진입을 암시한 개인투자자의 글이다. 

이처럼 가격 제한폭 없는 정리매매 종목이 연일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리매매가 일종의 '폭탄 돌리기'인 만큼 투자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썬텍은 정리매매 첫날인 지난 3일 63% 하락하는 등 초반 2거래일은 급락하다가 3거래일째 장초 8% 넘게 급등, 주가가 극심한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10시 30분 기준 썬텍은 전 거래일 대비 27% 하락한 8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상장폐지 종목으로 지정된 제이테크놀로지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 종목은 정리매매 첫날 장중 90% 넘게 급락했다가 다음날 장중 600% 넘게 폭등 장세를 보인 바 있다. 

문제는 정리매매 기간 가격 제한 폭이 없다 보니 주가 급등락 폭이 일반 종목 대비 크다는 데 있다. 정리매매란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투자자가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7일 간 시간을 부여하는 제도로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급등락을 막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지만, 금융당국은 정리매매 기간 가격제한폭을 두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가치를 막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횡령과 배임, 자본잠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되고 정리매매 기간이 주어지는 것인데 일반 종목과 같은 잣대를 두는 것은 오히려 정확한 가치를 찾는데 제한을 두는 것"이라며 "정리매매의 경우 가격제한폭을 설정 안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로 가격제한폭 규정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가격 제한폭이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만약 가격 제한폭을 둔다면 거래 체결이 지연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가격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부작용 보다 오히려 거래 체결 지연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제한폭 적용 없이 신속한 거래가 이뤄지는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정리매매가 일종의 폭탄 돌리기이자 투기 성향이 짙은 만큼, 투자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리매매 기간 장중 가격 급등락이 있더라도 항상 바닥 수준에서 정리매매 종가가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면서 "일종의 테마주 처럼 투기성 거래가 반복, 대규모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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