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건설 수주 223억달러···전년比 31%↓
작년 해외건설 수주 223억달러···전년比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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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최저···유가하락, 미·중 무역분쟁 영향
싱가포르 남동부 창이공항 인근 T301 차량기지 공사 현장. (사진= GS건설)
싱가포르 남동부 창이공항 인근 T301 지하철 차량기지 공사 현장. (사진= GS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양대 시장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동반 하락한 모습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223억달러(26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해외수주액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앞서 해외수주액은 2010년대 초반 호황기에서 내려온 이후 △2016년 282억달러 △2017년 290억달러 △2018년 321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다시 하락한 것이다. 350억달러를 목표했던 정부의 기대와는 격차가 크다.

지난 2010년 역대 최대치인 716억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지난 2006년 164억달러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주고를 기록한 것이다. 이외에도 전체 수주건수는 669건으로 전년 대비 7건(1%)이 늘었으나, 진출기업 수·진출국가 수 등에서는 각각 14개(-4%), 6개(-6%) 줄었다.

해외수주가 급락한 것은 △유가 하락 △중동국가들의 낮은 재정건전성 △지정학적 불안정 △미국의 공급조절 등의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두바이유가 배럴당 60선에 머무는 등 중동의 발주가 많았을 당시 유가 100달러 수준보다 크게 떨어져 있으며,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국가들의 재정건전성도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발주물량이 예년만 못하다.

또한 미국·이란과의 관계와 같이 대외 관계도 불안정하고 미국의 석유 생산(텍사스유)으로 중동의 영향력이 줄어든 탓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중동 발주 물량은 전년 대비 75%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국내건설사들의 중동 수주액은 47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년(92억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아랍에미레이트의 경우 지난해 7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53억달러) 대비 87% 급감했다.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떠오른 아시아에서도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 등의 거시적 변수로 수주액이 125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162억달러) 대비 23% 감소했다. 이외에도 아프리카(40%)를 제외한 유럽(-33%), 북미·태평양(-46%), 중남미(-61%) 등에서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사업의 지역 및 사업 다각화를 이뤄냈다고 했지만 여전히 해외수주 시장의 70%는 중동과 아시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유가 하락 및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거시적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동·아시아 시장의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해외수주는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5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100억불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5배, 과거 5년 평균과 비교해 2.7배 많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 플랜트와 아시아 지역 대향 공항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수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정부도 저조했던 수주실적 만회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토부는 이달 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를 출시하며, 글로벌인프라펀드(GIF)에도 4000억원 규모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올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주도로 200억불 규모의 정부 간 협력 사업 및 투자개발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해 발주와 계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이라크 바스라 해수처리시설(24억달러) 등 약 13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 올해 계약으로 이월됐다. 국토부는 1월 수주 실적과 이월 물량 등을 감안할 경우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300억불 내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부 해외건설정책과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취소됐던 사업이 다시 발주되는 등 아시아 경제 도시화에 따른 인프라 수요가 높은 것에 기대가 크다"면서 "월별로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월물량 및 좋은 실적 흐름을 고려한다면 올해 300억달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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