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獨 헤리티지 DLS 사태 주시···필요하면 검사 진행"
금감원 "獨 헤리티지 DLS 사태 주시···필요하면 검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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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상환 차일피일···투자자 원금 손실 가능성↑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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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금융당국이 연이은 만기 지연으로 원금 손실 물의을 빚고 있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에 대한 검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해외 부동산 펀드 부실 문제가 불거지는 터라, 이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재차 논란이 되고 있는 독일 헤리티지 DLS 건을 지속 주시하는 한편, 정밀 검토해 필요에 따라 검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이슈 당시부터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관련 법령 위반 시 검사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5000억원 이상 팔린 독일 헤리티지 DLS 상품의 원리금 상환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 '헤리티지' 로 지정한 부동산을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옛 돌핀트러스트)이 매입,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개발을 진행한 후 수익을 내는 프로젝트다.

이 부동산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펀드가 인수했고, 국내 증권사와 은행이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를 발행, 판매해 왔다. 2년 후 만기 시점까지 연환산 7%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소개됐다. 상품은 6개 증권사와 2개 은행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5278억원을 판매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헤리티지 건물 재개발 인허가를 미루면서, 현지 시행사로부터 수익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재차 만기가 연장됐고, 투자자들에 대한 원리금 지불이 유예되기에 이르렀다. 만기에 상환되지 못한 금액은 약 2600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현지 시행사가 자산 매각에 실패하면서, 아예 반자란자산운용이 시행사로부터 포괄적 권한위임(PoA) 절차에 따른 방식으로 자산 매각을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독일 현지 시행사의 사기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독일 현지 언론은 지난 2016년, 시행사인 돌핀트러스트(현 저먼프로퍼티그룹)가 자금세탁과 횡령, 사기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됐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사들이 당초 돌핀트러스트의 업력이나 신용상태가 양호하다고 본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판매규모가 가장 큰것으로 알려진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시행사가 각종 문제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매우 당황스럽다"며 "해당 부분에 대해 확인하고 있으며 당시 독일 신평사 3곳이 시행사에 매긴 등급은 거래가 가능할 정도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한금투를 비롯한 국내 판매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당국의 검사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KB증권의 호주 부동산 펀드 사기 논란 등 해외 부동산 펀드 이슈가 잇달아 부각하면서 당국의 점검 필요성도 대두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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