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동거' 조현아 vs '가족 연대' 조원태···주총서 '박빙' 표대결
'적과 동거' 조현아 vs '가족 연대' 조원태···주총서 '박빙' 표대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뚜껑 열기전까지 알수 없는 '진흙탕 싸움' 양상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오랜 숙적인 2대주주 KCGI, 3대주주 반도건설과 공동 전선을 구축한 가운데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이로써 현재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은 조 전 부사장 측보다 1.47%p가량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상황이지만 마냥 안심할 순 없는 단계다. 따라서 오는 3월 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은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두고 박빙의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을 포함한 개인 투자자들의 결정으로 한진그룹 운명이 바뀔수도 있어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뚜껑이 열리기전까지는 누구도 알수 없고 안심할 수 없는, 소수의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는 '진흙탕 싸움'의 양상이다.  

◆조원태 손 들어준 이명희 조현민
이 고문과 조 전무는 4일 한진그룹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결정은 조 전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두 차례 회동을 거쳐 연합군을 결성하면서 내건 '전문경영인 제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자칫 총수일가 전체가 외부세력에 의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적과의 동거'로 일컬어지는 조현아 연합군 측은 3자 공동 입장문을 통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경영상황이 심각하고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면서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을 막고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러면서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전문경영인에 의한 주주 공동이익 지배구조 정립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창업주부터 70년 이상을 일궈온 그룹을 지키기 위해선 가족 간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 조 회장 편에 서기로 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 전 부사장의 결정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낸 점에서 이는 보다 분명해진다. 이들은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했다.

1% 근소한 차...국민연금 개인주주 '캐스팅보트'
조 회장(한진칼 지분율 6.52%)은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를 포함한 특수관계인들의 힘을 합쳐 22.45% 지분을 갖게 됐다. 여기에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과 카카오(1%)까지 합세하면 조 회장의 '확정 우호 지분'은 총 33.45%로 올라선다. 조 전 부사장(6.49%)은 KCGI(17.29%)와 반도건설(8.20%)과 힘을 합치면서 31.98%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로선 조 회장이 1.47%p가량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모양새지만 국민연금(4.11%)과 기관 투자자 및 개인의 선택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사실상 한진그룹 운명을 쥔 '캐스팅 보트'인 셈이다. 특히 조 회장이 안정적으로 사내이사 재연임을 통과하기 위해선 최소 6~7%의 지분 확보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 안심하기엔 이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측은 주요 주주는 물론 외국인, 소액 주주 등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회장은 경영 비전은 물론 주주 친화 정책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주총 전자투표 도입 등의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현아 연합군 측의 공동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도 "3월 말로 주총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주주들도 표심을 얻기 위해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고 조만간 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