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 집이 없어요"···서울, 전세 매물 찾기 '대란'
"나온 집이 없어요"···서울, 전세 매물 찾기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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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이사 수요, 대출규제 맞물려···물량 품귀에 가격 상승 압박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값이 괜찮은 매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호가가 1억~2억원씩 뛰어도 계약하겠다며 대기를 걸어놓은 수요자도 많습니다. 봄 이사철에는 지금보다 더하겠죠." (서울 양천구 목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봄 이사철을 앞둔 서울 전세시장은 그야말로 '매물 찾기' 대란이다. 강남권과 목동 등 전통적 학군 강세지역은 일찌감치 물건이 동났고, 전셋값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 쏟아진다는 4만여 가구의 입주물량도 전세시장 불안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전세로 돌아선 수요에다 학군 수요, 본격화할 봄 이사철 수요까지 시장에 가세할 예정인 만큼 전셋값 급등, 매물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419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1650건)보다 63.9% 감소한 수치다. 작년 1월 이후 2월 1만90건, 3월 1만1449건 등 1만건 안팎을 유지하다 지난해 12월(7807건)에 7000건대로 떨어지더니 이달은 4000건대로 급감했다.

거래절벽 수준으로 얼어붙은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439건으로, 전월(7532건)과 견줘 80.8%나 줄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매물 품귀' 현상으로 인한 결과로 진단한다. 매매시장의 경우 관망세로 거래가 끊겼다면, 전세는 되레 공급이 부족해 거래로 성사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명품 학세권'에서의 전셋값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자사고·특목고 폐지로 학군 전세수요가 몰린 데다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을 원천 금지한 12.16대책으로 전세를 찾는 이들까지 겹친 영향이다.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서 수요가 많다는 단지들은 전셋값이 1억~2억원 뛰는 일이 다반사다. 목운초·목운중을 배정받을 수 있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66.6㎡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보증금 5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5억7000만~6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전세매물이 씨가 말랐으며,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8㎡는 지난달 전셋값 15억8500만원을 기록한 후 17억원까지 값이 올랐다. 

대치동의 A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는 특목고·자사고 폐지 발표에 수요자들이 일찍 움직였다"면서 "물건을 찾는 사람들은 평면도만 보고 계약을 하기 때문에 간혹 나오는 매물들도 바로 나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이 공급되면 그나마 시장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위축된 매수 심리 덕분에 전세 물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예정물량은 4만1104가구로 2008년(5만3929가구)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입주 물량이 전셋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다는 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나 1주택자 비과세 요건에 '거주요건'이 추가되면서 집주인이 실입주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시장 불안을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실제 이달 서울 전세전망지수는 최고치를 찍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주택가격 동향자료 중 1월 서울 전세전망지수는 118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월 관련 통계자료 집계를 시작한 후 역대 최고치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공인중개사가, 100을 밑돌면 반대 의견의 중개사가 많다는 뜻이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지난해부터 세금 및 대출 규제가 강화돼 점점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며 "반면 청약 대기, 집값 부담에 따른 전세 선호, 재개발·재건축 이주 등이 겹쳐 전세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전세 물건 부족에 따른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매매시장을 억누르다 보니까 전세 세입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성급히 내놓기 보다는 이런 현상이 어느정도 지속이 될 것인지 한동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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