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덮친 거센 '황사 바람'···中게임 차트 '점령'
게임업계 덮친 거센 '황사 바람'···中게임 차트 '점령'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기 흥행작도 속속 등장···판호에 막힌 국내 업체 발만 '동동'
31일 구글플레이 게임 최고 매출 순위. 중국향 게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사진=구글플레이 캡쳐)
31일 구글플레이 게임 최고 매출 순위. 중국향 게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사진=구글플레이 캡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중국발 황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들 중국향 게임은 최근 몇 년간 국내 매출 차트를 야금야금 점령해가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31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장기 흥행 중인 '라이즈오브킹덤'(3위)과 기적의검(4위)을 비롯해 최근 출시된 '명일방주'(6위)까지 다양한 중국향 게임들이 10위권 안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호시탐탐 10위권 안쪽 진입을 노리는 '붕괴3rd'(12위), '랑그릿사'(13위), '뇌명천하'(15위), '샤이닝라이트'(16위), '소녀전선'(18위), 라플라스M(19위) 등 최고 매출 20위권 안에 중국향 게임들이 더 많은 것이 국내 게임업계의 현실이 됐다.

몇 년전만 해도 중국향 게임은 국내 게임보다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해 중국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값싸게 국내로 수입, 몇 달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가는 방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성과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며 라이즈오브킹덤 등 장기 흥행작들이 속속 등장해 국내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향 게임들의 공습이 무서운 것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점이다. 국내 게임들의 매출 상위권 장르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몰린 것과 달리 중국향 게임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국내게임의 흥행 공식이라 불리는 유명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도 적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가 최근 몇년간 판호가 막히면서 어려워진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게임을 만들다 보니 흥행 확률이 높은 MMORPG와 유명 IP에만 매달려왔다"며 "하지만 막대한 자금력과 인력 등이 풍부한 중국은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라 지금 선전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물론 국내 게임업계도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지만, 뽀족한 묘책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넥슨, 넷마블 등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들도 흥행할만한 게임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중소형 게임사들이 한두 작품에 올인할때 흥행 공식에 없는 비주류 장르를 선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곧 모든 게임들이 똑같은 흥행 공식을 따른 소위 양산형 게임을 출시하게 되고, 그 가운데 살아남는 게임은 적어 어려움은 가중되는 악순환의 연속이 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만약 국내 게임 유저의 MMORPG의 피로도가 누적돼 타장르로의 인기가 이동하면 국내 차트는 완전 중국향 게임에 점령당할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요스타가 서비스하는 '명일방주'. 지난 16일 출시 이후 매출 상위권에 안착했다. (사진=요스타)
중국 요스타가 서비스하는 '명일방주'. 지난 16일 출시 이후 매출 상위권에 안착했다. (사진=요스타)

여기에 최근 출시한 '명일방주'가 국내 흥행에 성공하면서, 중국에서 흥행에 검증된 게임들이 국내에 연이어 출시될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명일방주는 앞서 지난 4월 중국에서 선출시돼 수차례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늘어날 수록 중국 흥행이 곧 국내 흥행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도 있다.

반면 국내 게임업계들은 여전히 막힌 판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중국게임산업 연구 사이트 게임룩(Game Look)을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총 1570개의 게임이 판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수입산 게임의 비중은 11.8%를 차지했지만, 국내게임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지난해에도 계속 판호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 고문만 있었다"며 "올해는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이슈까지 나와 판호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데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