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부채 이야기
[홍승희 칼럼] 부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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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경제 최대의 리스크가 '부채'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은행 또한 특별보고서를 통해 '부채' 문제를 다룰 만큼 이 문제는 전 세계적인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총 부채 규모는 250조 달러로서 전세계 GDP의 3배에 달한다. 이를 전세계 인구수로 나눠보면 1인당 4000만원 정도라니 그 심각성이 굳이 설명을 요하지 않는 수준이다. 더 우려되는 일은 부채의 증가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 금융위기 이후 그 속도가 더 높아지고 있어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채든 기업 부채든 혹은 가계 부채든 현재 인류는 모두가 빚더미에 올라앉은 꼴이다. 그 중에서도 동아시아 3국, 즉 한국 중국 일본의 부채 형태는 희한하게도 각기 뚜렷하게 다른 양태를 보인다. 한국은 아직도 가계부채가 골칫거리로 남아있는데 반해 중국은 기업부채가, 일본은 정부부채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대체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정부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과 달리 기업부채는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폭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기업부채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의 경우 지난해 기업부채는 20조 달러로 공식 통계로 보자면 불과 3년 만에 그 규모가 5배로 늘어났다.

그만큼 기업 활동이 활발했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중국 경제의 시스템으로 볼 때 정부의 정책사업을 국영기업 혹은 준국영기업들이 수행하면서 발생한 부채의 규모가 평균 이상으로 비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기업들의 부채는 결국 정부 소유인 인민은행의 부담으로 존재해 사실상 정부부채나 다름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지난해 중국 정부가 한 지방은행 부도를 굳이 막지 않아 주목됐다. 이때 중국 정부가 은행 부도를 방관한 것이 막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부도 도미노를 우려해 막지 못한 것인지 의아해 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는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길들이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이니까.

중국이 기업부채 세계 1위라면 일본은 정부부채 세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주된 이유다. 아베 집권 이후 일본의 정부부채가 3배 정도 늘었고 그 부채로 일본 경제의 기사회생을 노렸지만 현재 나타나 보이기로는 그저 잠깐 빤짝하는 회광반조 효과 이상은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이는 일본의 인구 구조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해서 출산율 감소가 걱정스러운 한국의 미래일수도 있는 일본의 향후 추이를 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노령인구 비중이 늘고 소수 대기업은 모르겠으나 전통적인 중소기업들은 인력충원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경영자들이 노령화하면서 물려줄 후계를 구하지 못하거나 소수 인력으로 꾸려가던 영세기업들은 아예 직원 수급이 안돼 폐업을 할 정도라고 한다. 그런 상황은 결국 진취적 기업문화나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제동이 걸리면서 일본 경제 전반이 함께 늙어가는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모양이다.

중국의 기업들이 빚의 무서움을 모르는 듯 정부 보조금 및 지원금만 보고 달려들며 부채를 키워가다 도산하는 일이 빈번한 것과 달리 일본 기업들은 회사 경영을 맡길 후계를 구하지 못한채 해외자본에 넘겨버리는 일도 벌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회는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를 제대로 수용할 문화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고 여전히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늙어가는 일본 기업과 겁 없이 앞만 보고 달려드는 중국 기업들의 모습은 어쩌면 한국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 기업들은 매우 활발한 기업 활동을 하고 있고 아직 노령사회의 그림자가 기업에까지 드리워지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그나저나 요즘 제1야당은 정권을 놓은 지 얼마나 됐다고 한국 정부의 재정에 대해 그리 무지한지 답답하다. 한국의 정부 부채가 GDP의 40%에도 미달하는 현재 재정건전성을 문제 삼는 게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선동 효과가 있다고 믿어서인지 아리송하다.

한국의 부채문제는 가계부채에 있고 그 가장 큰 원인은 여러해 전 폭등했던 부동산에서 비롯된 것인데 당시 집권당이었던 지금의 제1 야당이 그걸 모를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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