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여진'에 요동친 韓 금융시장···주가↓·환율↑·채권↑
우한 폐렴 '여진'에 요동친 韓 금융시장···주가↓·환율↑·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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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 관련 뉴스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 관련 뉴스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김태동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여진이 우리 금융시장에서 아직 가라앉지 않은 모양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2150선이 무너지며 올해 들어 최저점을 기록했고,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여 만에 1180원대를 뚫었다(원화 가치 하락). 국고채와 금 등의 가격도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28p(1.71%) 떨어진 2148.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 12일(2137.35) 이후 최저치로, 올들어 최저점 기록이다. 전장 대비 3.74p(0.17%) 내린 2181.54로 출발해 꾸준히 낙폭을 넓혔다. 장중 한 때는 2139.72까지 빠지면서 2140선마저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9p(2.06%) 내린 656.39로 마감했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환율과 채권, 금 등의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8원 오른 달러당 1185.0원에 마감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9bp(1bp=0.01%p) 내린 연 1.301%에 장을 마쳤다. 국채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국채가격이 그만큼 상승했다는 뜻이다. 10년물 금리는 연 1.553%로 2.9bp 하락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3.8bp, 2.1bp 하락해 연 1.390%, 연 1.265%에 마감했다.

아울러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03% 오른 5만9830원에 마감했다.

우한 폐렴 불안감이 다시 불거지면서 신흥국 주식이나 통화 등 위험자산의 투자심리가 급랭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0시 기준 중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7711명, 사망자는 170명으로 집계됐다. 불과 하루 사이에 확진자가 1737명, 사망자는 38명씩 각각 늘어나면서 확산 추세에 속도가 붙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사망자와 확진사례 급증으로 비상사태 선포 검토를 위해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는 외신 보도가 우한 폐렴 후폭풍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간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우한 폐렴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으로 지목하고, 중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을 확신한다고 밝히며 외환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류종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한 폐렴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고,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실적이 확인되면서 반도체주의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램 가격이 안좋을 것이란 전망도 있어 어느정도 조정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당분간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참고해 대응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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