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유럽연합(EU)이 회원국들에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안보 위험이 있는 공급자에 대해서는 핵심 부품 공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놨다. 다만 미국이 요구했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금지까지는 가지 않았다.
이에 화웨이는 최근 영국 5G망 구축사업 참여가 허용된 것에 이어 EU 회원국에도 진출할 명분이 생겼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5G 구축과 관련한 안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이날 발표한 지침에서 EU 회원국에 공급자의 위험성을 평가하라고 밝히고 위험성이 큰 공급자는 핵심 기반시설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EU는 화웨이를 비롯해 특정 국가나 업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특정 공급자에 대한 명백한 금지를 촉구하지도 않았다.
이에 각 회원국들은 화웨이를 이용할지에 대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일부 허용하기로 한 영국의 예를 따른 것이며, 미국에 또 한번의 타격을 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침은 EU 회원국의 동의를 거친 권고안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티에리 브르통 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비(非)EU 공급자도 EU의 규정을 준수하는 한 환영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누구도 괴롭히지 않을 것이고, 기업체들을 배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AFP는 이번 지침을 두고 5G 부문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큰 점유율과 화웨이에 대한 안보 우려에 대응하라는 미국의 압박 사이에서 EU가 중간 지점을 찾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화웨이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화웨이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5G 보안과 관련해 이처럼 편향되지 않고 사실에 근거한 접근방식은 유럽이 보다 안전하고 빠른 5G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화웨이는 20년 가까이 유럽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안에 대해서 검증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유럽 정부 및 산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네트워크 보안과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통된 표준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