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투자' 운용사, 2300억원 환매중단···'제2 라임사태' 현실화
'BTS 투자' 운용사, 2300억원 환매중단···'제2 라임사태'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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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펜루트자산운용)
(사진=알펜루트자산운용)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최대 1조7000억원 규모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한 라임에 이어 사모펀드 업계의 대규모 '펀드런'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망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이 2300억원 규모 헤지펀드의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알펜루트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 마켓컬리, 파킹클라우드 등 유망 비상장사에 투자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사모펀드 운용사다. 운용자금(AUM)은 1조원에 달한다. 

알펜루트는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을 포함해 전체 26개 펀드에 대해 28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차례로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환매 중단 규모는 2296억원으로, 이 가운데 1381억원어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렸다.

이번 사태는 라임펀드처럼 부실운용에서 촉발된 환매가 아니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펀드에 레버리지를 일으켜준 증권사들이 갑자기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촉발된 유동성 문제로 파악된다.

다만 알펜루트자산운용은 환매 중단 규모가 최대 총 1,800억원이고 이중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약 1,300억원이라고 밝히고 있어 1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묶인 라임 펀드에 비해서는 규모가 크지는 않다.

TRS 계약을 통해 펀드에 대출을 일으켜줬던 증권사들은 라임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리크스관리 차원에서 알펜루트에도 자금 회수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라임에 이은 대규모 환매중단으로 헤지펀드 업계에 ‘펀드런’과 이에 따른 환매 중단 확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알펜루트의 1호 펀드인 몽블랑4807은 2016년 설정 이후 88%의 누적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라임과 비슷하게 TRS 거래로 차입해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면서 수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운용한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까지 펀드 투자자의 환매를 부추기면서 지난 22일 하루 동안 266억원 규모의 환매가 쏟아졌고, 결국 알펜루트는 설 연휴 전날인 23일 수익자 형평을 위해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알펜루트는 2016년 7일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출시한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을 앞세워 성장하면서 특히 증권사 PB를 통해 초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펀드를 팔았다. ‘몽블랑4807’의 최소 가입금액은 10억원이다.

‘몽블랑4807’과 ‘마테호른4478’ 등 알펜루트 대표 펀드는 파킹클라우드, 만나CEA, 데일리금융그룹, 마켓컬리 등과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연평균 20% 안팎의 고수익을 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라임 사태 발생 이후 알펜루트 역시 모자펀드 구조로 라임과 비슷한 구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외 △벤처기업 주식과 같은 비유동성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모펀드가 증권사 TRS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끌어쓰고 있는 점, △리드 등 초창기 상장사 전환사채(CB) 투자종목이 라임 포트폴리오와 겹치는 점 등도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 

결국 설 연휴를 앞둔 이달 21일 알펜루트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던 한국투자증권이 임직원에게 "알펜루트펀드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레버리지를 일으켜준 다른 증권사들도 일시에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유동성 문제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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