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새해, 오케스트라만 같아라
[김무종의 세상보기] 새해, 오케스트라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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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을 모금하는 신년음악회에 갔다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제각기 느끼는 감동과 감흥이야 다르겠지만 필자는 국악과 양악의 협연 오케스트라에서 특히 깊은 느낌을 얻었다.

이날 다양한 레퍼토리의 연주들을 접했는데 태평소와 해금, 바순과 같은 악기는 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 그 느낌이 달리 전해올 수도 있겠구나. 이어폰이 아닌 음향 시설을 제대로 갖춘 현장에서 듣는 선율과 가락, 박자이기에 더 벅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국악과 양악의 오케스트라 협연의 어우러짐이 이렇게 조화롭고 뛰어날 줄 몰랐다. ‘방아타령’에서 해금은 오묘했고 함께하는 바이올린 등 선율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았다. 개성적인 소리를 내면서도 어떤 다른 악기의 선율과도 잘 어울렸다.

태평소도 손색이 없었다.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은 필자로서는 시끄러운 소리에 불과할 수도 있었는데, 이날 ‘프론티어’에서 도입 부분에 태평소가 튀어나오는 듯 하는데도 뒤이어 나오는 다른 악기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서로 손을 잡고 도는 강강수월래가 연상되는 것 같기도 하고 조화롭기 그지없다.

우리 고유의 명절 설이 시작돼 오리지널(?) 새해가 열렸다. 신정 구정을 모두 쇠다 보니 요즘은 새해 인사를 두번 한다. 나쁠 것 없다.

새해는 희망찬 것인데 4월 총선도 다가오고 뒤숭숭해질 전망이다. 정치는 본질이 권력투쟁이고 이에 따른 대립은 당연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타협으로 이어져야 제 맛이고 국민들도 신명이 나는데 지금은 그게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그저 자기 목소리만 낼 뿐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듯. 조금이라도 양보하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날 것 같다.

선거에서 분명 누군가는 패자가 될 것이다. 그러면 패자는 국민의 뜻을 읽지 못해 죄송하다며 일시적인 꼬리내리기 제스처가 재연될 게 분명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국민을 무시할까 두렵다. 선거는 짧고 권력행사는 상대적으로 긴 의회민주주의의 한계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요즘 광장이 시끄러운 것인가. 우린 우리끼리 아래(?) 사람으로 맞붙어보겠다는 것인가. 누구를 위하여?

정치인, 노사 등 모든 대립하는 세력에게 오케스트라를 권하고 싶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위치에있는 자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 아닌가. 부끄러운 줄 모르니 그것도 문제다.

국악과 양악의 협연이 아니어도 음악회 협주곡에서 바이올린 선율과 다양한 악기들이 토해내는 그 강함 속에 부드러움과 서로의 조화와 균형에 빠져보자.

기회가 되면 국악과 양악의 협연도 들어보자. 거기서 해법을 찾아보자. 전혀 다른 듯한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 소리를 어떻게 조율할지, 거기에 우리 새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지. 보통 우린 진보와 보수 이런 식으로 이분법 구분을 하지만 이것 마저도 모두 낡아 버린 구태가 돼 버린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자.

‘아름다운 나라’에 이런 가사가 있다.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올해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의 자부심을 느끼는 한해를 만들자.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맥을 이어온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는 훌륭한 민족이었음을 잊지 말자. 모든 역경을 이겨내온 것은 이 때문이었다.

부국장 겸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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