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검찰 '한남3구역' 건설3사 면죄부···정부 판단과 상이
[초점] 검찰 '한남3구역' 건설3사 면죄부···정부 판단과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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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불기소 처분··· 도정법 132조 '재산상 이익' 해석 차이
28일 오후 2시에 개최된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정기총회'에 조합원들이 참석한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지난해 11월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정기총회'에 조합원들이 참석한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검찰이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3곳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수주 경쟁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입찰 무효'라는 사상 초유의 제재로 분위기가 위축되는가 했지만, 검찰의 결론이 사업 촉매제 노릇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입찰 무효 조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도,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논란과 되레 불법이 없었다는 건설사들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한 꼴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입찰 과정에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의뢰된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을 불기소 처분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합동점검을 통해 건설사들의 제안내용과 관련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26일 한남3구역에 대한 합동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건설 3사를 도정법 위반,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검찰·정부 판단 다른 이유···'도정법 132조' 살펴봐야

검찰과 정부의 판단이 다른 이유는 '도정법 132조'에 대한 해석을 달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정법 132조는 누구든지 추진위원, 조합임원의 선임 또는 제29조(시공사 선정)에 따른 계약 체결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하는 행위 △제3자를 통해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재산상 이익'의 정도에 대한 판단이 나뉘었다. 우선 정부는 건설사가 제안한 사업비와 이주비 등 지원은 '직접적인 재산상의 이익' 제공으로, 분양가 보장과 임대주택 제로 등 공약은 '간접적인 재산상의 이익'을 약속하고 있다고 봤다.

현행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 '건설사들이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제안사항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검찰은 입찰제안서 내용이 '뇌물죄'에 준하는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입찰제안서의 경우 건설사가 시공자로 낙찰됐을 때 이행해야 할 '계약상 채무'라는 판단이 함께 작용했다.

수주를 위해 이익을 제공하려 한다는 것보다 시공사로 선정된 후 지켜야 할 '시공 조건'에 해당한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함께 수사 의뢰된 입찰방해 혐의 역시 건설사들이 입찰제안서에 쓴 항목 중 일부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나, 입찰 공정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입찰 시 입찰제안서 '전면 수정' 전망

이에 대해 정부는 당혹감을 내비치면서도 입찰 무효 조치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같은 날 국토부와 서울시는 공동 자료를 통해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제안된 항목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도 행정청의 입찰무효 등 관리·감독 조치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불기소 처분은 수사를 의뢰한 도정법 132조에 대한 것이지, 수주전 전반에 대한 결론이 아니라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정법 132조 적용 여부에 대해 무혐의란 처분이 내려진 것"이라며 "수주전 전반에 대한 사항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입찰 무효는) 내부 지침에 따라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미 시정조치가 나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향후 예정된 재입찰에서 건설사들이 시정 조치에 따르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단, 벌칙은 형사처벌이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발견될 경우 법원에서 다시금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해당 건설사는 이번 불기소 처분에 대해 "예상한 결과"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인다. 그간 주장해온 것처럼 법무팀에 자문을 구해 마련한 제안서이기 때문에 법적 테두리를 넘지 않았다는 것. 다만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입찰제안서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재입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입찰제안서는 오는 2월13일에 있을 한남3구역 현장설명회에서 조합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상대로 무혐의로 결론이 났으나 인허권자가 시정을 요구하는 한 문제가 됐던 사항을 모두 제외하고 재입찰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조합이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입찰제안서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 논란 재점화···모호한 용어 재정비해야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정비사업을 과도하게 옥죄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검찰의 무혐의 결론이 반발심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한남3구역 조합원 최 모(62)씨는 "우리 구역이 규제의 타깃이 되면서 사업이 너무 지체됐다"며 "재입찰 때도 이렇게 개입한다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야 한다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는 과당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선 모호한 법규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 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부장은 "정부가 제안서에 대해 과도하게 관여하는 면이 있다"면서 "수주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면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하는 게 맞지만, 먼저 모호한 기준 자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제안서에 뭘 넣고, 뭘 빼야 하는지, 도정법과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 명시돼 있는 사항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구체화해야 건설사들의 자정 노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5㎡에 총 5816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조합은 2월1일 재입찰 공고를 내고 2월13일 현장 설명회를 개최, 3월27일 입찰 공고 마감을 할 방침이다. 시공사 선정일은 5월16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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