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원·달러 환율과 미·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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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

돌발 변수가 없다면 올해 환율을 좌우할 핵심적인 변수 두 가지로 미·중 관계, 미국 대선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년간 미·중 관계의 온도를 가장 잘 보여준 금융시장 지표가 원화 가치, 원·달러 환율이었다.

중국이 아시아 역내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야망과 함께 차세대 핵심 기술에서도 선두 주자가 되겠다며 치고 나가자, 미국의 적극적인 견제는 불가피해졌다. 지배세력과 신흥 강자의 대결 구도로 볼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한 세대는 이어질 이슈다.

올해는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양국의 갈등이 적절히 관리되는 가운데 작년보다는 수위가 낮은 상태의 긴장이 유지될 전망이다.

큰 선거를 앞둔 미국이 중국과 관계가 악화되고 이것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 여당으로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미·중 대화 국면은 이러한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미국 대선 이후에 선거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기에 미국의 공세로 양국의 갈등이 다시 재현되고 갈등 수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 내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기 때문에,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다 한들 미·중 관계가 다시 오바마 정부 시대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미국 대선은 누가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이 끝나면 선거 리스크가 해소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나 브렉시트 같은 정치적인 이슈는 경제 주체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기업의 투자활동이나 가계의 소비 같은 실물 경제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과 같이 미국과 중국이 상호 공세를 자제하고 대화 국면을 유지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당장 한국의 수출도 12월부터 개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반도체 경기 전망도 개선되며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다만, 향후 중국의 합의 이행 여부를 두고 다시 갈등이 불거지거나 미·중 관계에 다시 변수가 발생할 경우 반도체 경기의 반등을 저해할 수 있다.
 
무역 뿐 아니라, 지정학, 기술, 자본 분야 등 다방면에서 대립하는 미국과 중국이 지금의 대화 국면을 대선 때까지 순탄하게 끌고 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문제다.

적어도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는 양측이 휴전 무드를 유지하려는 인상이 강하다. 전년도 하반기보다 금년도 상반기 외환시장이 보다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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