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손으로 재계 5위 롯데 일군 巨人, 故 신격호 회장 어록
맨 손으로 재계 5위 롯데 일군 巨人, 故 신격호 회장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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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사진=롯데지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사진=롯데지주)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집무실에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이란 글귀가 적힌 액자가 걸려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멀리하고 내실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신 명예회장은 70여년간 한·일 롯데그룹을 이끌어 오면서 대한민국 유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일본에서 기업가로 성공한 그는 한·일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투자의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호텔롯데, 롯데쇼핑,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등을 잇달아 창업하거나 인수하면서 롯데그룹을 재계 5위 대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워낙 화려한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로 검소함을 평생 몸에 밴 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가로서 남다른 선구안을 가졌던 그의 어록을 살펴본다.

▲ "고객과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야 한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우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주경야독했다.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도 배달시간을 정확히 지켰다. 입소문이 나 주문이 늘어 배달시간을 못 맞추게 되니 신 명예회장은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했다. 배달 시간을 정확히 맞추기 위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모습에 반한 한 일본인은 선뜻 사업자금 5만엔을 내줬다. 롯데그룹의 첫 사업자금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신용과 성실함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집중한 노력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롯데지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롯데지주)

▲ "인간의 능력이란 그렇게 극단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정열과 의욕을 가지면 상황도 유리해지고 올바른 해결책도 나오기 마련이다."

신 명예회장은 경영자의 정열과 종업원 모두의 정열이 하나의 총체로서 발현될 때 그 회사는 보다 큰 발전이 기약된다고 믿었다. 일을 할 때 정열이 솟는 사람은 일 속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 명예회장은 항상 직원들에게 뜨거운 정열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 "CEO는 회사가 잘 나갈 때일수록 못 나갈 때를 대비해야 한다. 반대로 실적이 악화될 때는 훗날 좋아질 때를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신 명예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강한 신뢰로 일을 맡기는 편이었다. 그러나 칭찬은 드물었다. 이는 칭찬으로 임원들이 안일한 마음을 갖게 되어 방만한 경영을 하게 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였다. 늘 스스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경기가 어려울 때에는 좋은 기회를 탐색하고 실적이 좋을 때는 어려울 때에 대비해 준비된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상권은 주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로 만들어 나갈 수도 있어야 한다."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부지는 황량한 모래벌판과 물웅덩이, 비가 오면 한강이 범람할까 걱정하는 유수지였다. 주변에는 참외밭밖에 없는 터라 임직원들은 배후 상권이 없어서 장사가 안될까봐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러한 임직원들에게 신 명예회장은 ‘상권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과 수준 있는 서비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강조하며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2년 안에 명동만큼 번화한 곳이 될 것'이라 자신했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한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관광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 관광보국(觀光報國)의 신념으로 투자 회수율이 낮으며,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는 관광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관광을 통해 국력을 키우고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내 최초의 독자적 브랜드의 호텔을 건설하고 세계 최대의 실내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에게 자주 강조했던 이 말은 롯데그룹의 경영특징을 잘 대변해 준다. 제품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애정은 신격호 명예회장에게 ‘실패를 모르는 기업인’이라는 애칭을 붙게 할 정도였다. 잘 모르는 사업을 확장위주로 방만하게 경영하면 결국 국민에게 피해를 주게 되므로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다.

▲"몸에서 열이 나면 병이 나고 심하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기업에 있어서 차입금은 우리 몸의 열과 같다. 과다한 차입금은 만병의 근원."

신격호 명예회장의 무차입 경영 원칙은 IMF 사태라는 국가적 위기를 겪으면서 한 층 더 빛을 발했다. 한국의 기업들은 90년대 후반 IMF 사태를 겪으면서 과다한 차입 경영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잘 나가던 기업들이 지나친 차입 경영 탓에 안위와 존망을 위협 받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롯데는 신 명예회장의 무차입 경영 원칙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이 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고 오히려 그룹의 역량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었다.

▲"고객으로부터, 동료로부터, 협력회사로부터 직접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기를 당부한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한 달씩 오가며 왕성한 경영 활동을 펼치면서도 한국에 오면,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혹은 롯데호텔의 현장에 불쑥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했다. 매장을 둘러보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친절한지, 청소는 잘됐는지, 안전 점검은 잘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자신이 강조하고 있는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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