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조현아, KCGI·반도건설 '접촉'···조원태 '경영권' 흔들까?
[초점] 조현아, KCGI·반도건설 '접촉'···조원태 '경영권'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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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시 지분 32%로 확대···"모든 당사자와 협의할 수 있어"
17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이자 한진칼 2대주주인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서울 모처에서 두 차례 회동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 전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각 사)
17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이자 한진칼 2대주주인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서울 모처에서 두 차례 회동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 전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총수일가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주요 주주인 KCGI와 반도건설 등 외부세력과 만남을 가지면서다.

조 전 부사장을 포함한 한진가 각 3세들과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보유한 지분율은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조 전 부사장이 주요 주주들과 손 잡을 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조 회장은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앞두고 있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델타항공, 국민연금 등과 손을 잡는 방어책을 고심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이자 한진칼 2대주주인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서울 모처에서 두 차례 회동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조 전 부사장과 김남규 KCGI 부대표, 반도건설 임원급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총수일가의 지분 구조는 조 회장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 고문 5.31%으로 서로 큰 차이가 없다. 오너가 외 주요 주주로는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17.29%로 끌어올린 KCGI, 최근 경영참가를 전격 선언하며 지분을 6.28%에서 8.28%(의결권 유효 기준 8.20%)로 늘린 반도건설, 그리고 델타항공(10.0%), 국민연금 (4.11%) 등이 있다.

만일 조 전 부사장이 등을 돌리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94%에서 22.45%로 줄어든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의 지분 10.00%를 더하면 32.45%에 그친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반도건설과 연대 시 확보 가능한 지분 31.98%와 0.47%포인트 차에 불과한 규모다. 여기다 모친 이 고문과 동생 조 전무마저 조 회장에게 등을 돌리거나 국민연금 또한 뜻이 같다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다만, KCGI가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그동안 꾸준히 총수 일가를 견제해왔던 이력과 호텔 경영에 애착이 강한 조 전 부사장과는 다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연대를 확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반도건설 또한 '캐스팅보트'를 자처하고 나선 만큼 향후 한진그룹의 일감 따내기 등 사업상 이익을 위해 양쪽을 계속 저울질하며 몸값 올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반도건설과 힘을 합치게 되면 사실상 박빙의 대결으로 펼쳐지기에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지금껏 경영을 해온 조 회장의 이력도 있고,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을 획득한다 해도 숙적인 KCGI와 손을 잡은 것이기에 결국 총수 일가 전체의 피해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고문과 조 전무, 그 외의 주주들 또한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 회장은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방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주요 주주는 물론 외국인 주주와 소액 주주 등을 만족시킬 만한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책 등의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대한항공이 주총을 앞두고 우리사주 직원과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위임장 작성을 독려하고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위임장 독려를 통해 우호지분 끌어모으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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