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英 어라이벌에 1억 유로···상용 전기차 개발
현대·기아차, 英 어라이벌에 1억 유로···상용 전기차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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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환경 규제 도입 앞두고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 대응 차원
수소전기차 이어 전기차 활용한 친환경 상용차 시장 '투 트랙' 전략
(사진 좌측부터) 아비나시 러구버 어라이벌 CSO,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CEO,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기아차)
(사진 좌측부터) 아비나시 러구버 어라이벌 CSO,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기아차)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전기차에 대한 개발 방식 혁신과 시장 선도 역량 확보에 나선다. 

현대·기아차는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1290억 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두 회사는 앞으로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계약 체결로 현대차 8000만 유로, 기아차 2000만 유로 등 총 1억 유로를 어라이벌에 투자한다.

전략적 투자는 현대·기아차가 지향하는 '클린 모빌리티(Clean Mobility)'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전기차 개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는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유럽에 우선적으로 선보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다. 

체결식에는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어라이벌의 데니스 스베르드로프(Denis Sverdlov) CEO 등이 참석했다. 

어라이벌은 밴(Van),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 전문 기업이다. 현재 모듈화 된 구조의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 최고 기술 보유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란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 형태이며 이용 목적에 따라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된 자동차 상부를 조립하는 '레고 블록'과 같은 단순화된 제조 방식이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이용하면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함으로써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별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종의 제작이 가능해 차량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라이벌 로고 (제공=현대·기아차)
어라이벌 로고 (제공=현대·기아차)

어라이벌은 이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화물 운송용 밴을 투입, 유럽 내 다양한 물류 업체들과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어라이벌은 전기차 전용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중소형 크기의 유럽 전략형 밴, 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어라이벌의 특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기술과 현대·기아차의 대규모 양산차 개발 역량이 결합된다면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 차량 진입은 증가하는데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 현대·기아차는 유럽 물류 업체나 카헤일링, 수요 응답형 셔틀 서비스를 하는 모빌리티 업체에 소형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역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시켰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제시하였으며, 기아차도 지난 14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사진 우측)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기아차)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사진 우측)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와 수소 전기를 활용한 '투 트랙' 전략을 가속화하게 됐다는 의미도 갖는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와 손잡고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했으며, 지난 3일 시범사업을 위한 수소 전기트럭을 처음 유럽에 수출한데 이어 2025년까지 총 1600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유럽은 환경규제 확대로 인한 친환경차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어라이벌과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을 통해 유럽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이번 투자는 현대·기아차가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급변하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 대응을 위해 어라이벌과 같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가속화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데니스 스베르도르프 어라이벌 CEO는 "어라이벌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전기차 제품 군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품질의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략적 협업은 우리가 전세계에 차세대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Rimac)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시장 주도 역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최근에는 한국도로공사와 협약을 맺고 올해 말까지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kW급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유럽 최대 초고속 충전 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투자하고, 유럽 내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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