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역세권·강북 한강변 '리모델링'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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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연한·안전진단 기준 느슨···재건축보다 사업추진 빨라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이 꽁꽁 묶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리모델링을 마친 아파트들은 준신축으로 평가받으며 집값 상승까지 이어지고 있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우성 아파트 2·3차/극동/신동아 4차(이하 우극신) 등 4개 단지는 통합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 단지들은 지난 11일 리모델링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출범했으며, 추진위는 오는 3월 리모델링 사업 설명회, 6월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아 10월께에는 조합을 설립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506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에서도 같은 날 '리모델링 주택조합 창립 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9월 말 추진위가 설립된 이후 단 4개월 만에 조합을 결성했다. 수직 증축 대비 2~3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수평 증축 방식을 택하면서 2년 반 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광장동 '현대3·5단지',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 송파구 가락동 '가락금호', 서초구 잠원동 '잠원훼미리'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 추진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규제와 신속한 사업 추진 때문이다. 재건축은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다시 짓는 방식이라면, 리모델링은 건물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 채 고쳐 짓는 경우다. 내력벽 탓에 아파트 좌우 폭을 넓히기 어렵고 앞뒤로 늘리는 경우가 많아 평면 구성이 재건축 보다 못하다.

하지만 재건축은 대게 준공 30년 이상 넘어서는 아파트부터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그 절반인 15년 이상이면 가능하다. 또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재건축의 경우 안전진단 등급을 D·E 등급을 받아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B 등급 이상이면 가능하다. 특히 용적률(건축물 총면적의 전체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이 높아 입지 및 교육, 인프라가 좋은 단지들이 수익성이 낮은 재건축 대신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는 리모델링을 찾고 있다.

실제로 우극신 추진위는 용적률이 248% 수준으로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건축 추진 시 수억원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하지만, 용적률 제한이 없는 리모델링의 경우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은 과정마다 추진이 너무 어렵고, 더욱 낮은 용적률을 제시받기 때문에 많은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정비사업에 대한 정부·지자체 규제가 강화되고 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신축아파트 시세가 크게 오르면서, 리모델링을 통한 준신축 아파트로 변모해 상승 기류에 편승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도원동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1㎡는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발표 전 9억원 미만이었지만 최근 1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한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도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존 리모델링 주택조합이 리모델링 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동의율을 확보해 매도청구를 하는 경우, 사업계획 승인 시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 100%를 확보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사업의 진행이 미진했던 부분이 보다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성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 대게 일반분양(최대 15%)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기 마련이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수직증축의 핵심인 '내력벽'의 철거 허용에 대한 정부 지침이 현재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내력벽 철거를 통해 흔히 '예쁘게 나왔다'와 같은 평면 정비가 가능하다"면서 "철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사용 편의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상품성 및 사업성을 하락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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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2020-01-16 10: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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