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12일째 출근저지···노조 "청와대가 나서라"
윤종원 기업은행장 12일째 출근저지···노조 "청와대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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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왼쪽) IBK기업은행 신임 행장이 3일 오전 출근해 허권(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조위원장,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윤종원(왼쪽) IBK기업은행 신임 행장이 3일 오전 출근해 허권(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조위원장,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본점 출근길이 노동조합의 반대에 12일째 가로막혔다. 전임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출근 저지가 최대 일주일이었던 고려하면 이번 출근 저지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노조는 윤 행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당·정·청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행장은 취임 후 첫 공식회의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14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윤 행장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임원 전원을 불러모아 새해 첫 경영현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경영현안점검회의는 매월 두 차례 은행장 주재로 전 임원이 모여 국내외 경제와 금융시장동향, 주요 경영상황 등을 점검하고 논의하는 정례회의다. 

이 자리에서 윤 행장은 제도 개혁 등을 통한 혁신금융 선도, 직원들과의 격의없는 소통을 통한 조직 문화 혁신 등 경영혁신을 강조하며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지시했다. 또 미국과 이란 갈등 등 국제 이슈가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에 따른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대책 등도 논의했다.

윤 행장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 2일 취임 후 줄곧 집무실로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임 기업은행장들의 출근 저지 기간과 비교하면 역대 최장이다. 하지만 정례회의를 개최함으로써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 대한 은행장의 의지"라며 "현재 사업그룹별로 업무 현황과 계획 등을 보고받고 경영계획을 구상하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12일째 윤종원 행장의 서울 본사 출근을 막고 있다.(사진=기업은행 노조)
14일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12일째 윤종원 행장의 서울 본사 출근을 막고 있다.(사진=기업은행 노조)

기업은행 노조는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은 전날보다 많은 인원이 본점 로비를 지키며 출근 저지를 이어갔다. 노조는 윤 행장을 은행업 경력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지난 3일부터 출근을 막고 있다. 여기에 금융노조도 가세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노조는 전날 본점에서 7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IBK 혁신을 위한 대토론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가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는 한 이번 투쟁이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번 투쟁의 대상은 윤종원 내정자가 아니라 이 사태를 초래한 청와대와 정부, 집권 여당"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정·청의 진정한 사과와 대화 의지가 있다면 노조도 언제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투쟁을 계기로 은행장 임명절차를 투명 공정하게 개선해 기업은행뿐 아니라 국내 공공기관장 낙하산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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