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쑥'·환율 '뚝'···이란發 리스크 '찻잔 속 태풍'?
주가 '쑥'·환율 '뚝'···이란發 리스크 '찻잔 속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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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넘게 빠졌던 코스피, 반등하며 2180선 마감
뉴욕·亞 증시도 반등···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선호↑
전문가들 "향후 對이란 경제제재 추이 주시해야"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여파가 벌써 잠잠해진 걸까. 전일 1% 넘게 빠지며 겁먹었던 주가지수가 9일 낙폭을 모두 되돌리며 2180선을 보란 듯이 회복했다. 전일 장 중 10원 넘게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상승분을 반납하고 1160원대 아래까지 내려왔다(원화 강세). 

전문가들은 처음의 충격은 잦아들었지만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따라 다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양국의 갈등이 아직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만큼,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한국이 원유를 100% 수입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35.14p(1.63%) 오른 2186.45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0.89p(1.44%) 오른 2182.20으로 출발해 강세 흐름을 지속했다. 전일 1.11% 하락한 지수가 하루 만에 낙폭을 모두 회복하며 더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15p(3.92%) 오른 666.09로 마감했다. 하루 지수 상승폭은 2018년 11월2일(33.19p·5.05%) 이후 1년2개월여 만에 가장 컸으며 전날 낙폭(-3.39%)도 만회했다. 지수는 16.07p(2.51%) 오른 657.01로 개장해 장 중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 외환시장도 리스크 온(위험 선호) 심리가 강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1.7원 내린 달러당 115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일 종가 1158.1원 이후 일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장 대비 8.8원 내린 1162.0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장 중 1160∼1162원대에서 움직이다 서서히 낙폭을 넓혔다. 장중 한때는 1157.8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가 오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4p(1.63%) 오른 2186.45로 종료했다.(사진=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가 오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4p(1.63%) 오른 2186.45로 종료했다.(사진=연합뉴스)

◆이란發 긴장 완화 기대에 금융시장 '리스크 온' = 지난 7일(현지시각) 이란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보복성 공격을 감행한 데 대해 미국의 군사적 맞대응 가능성이 나오며 전일 국내 및 아시아 증시는 큰폭 하락했다. 그러나 이란이 공격 수위를 조절한 데다 미국인 사상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으며 이란에 경제 제재 카드로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실제 간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6%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9%, 나스닥은 0.67% 상승 마감했다. 

전날 장중 2.7%까지 하락했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31% 오른 2만3739.87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0.91% 오른 3094.88로, 대만 자취엔 지수는 1.3% 상승한 1만1970.63으로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방위적 조치일 뿐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미국과 전면전 가능성이 낮아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힘입어 한국 증시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확전 자제를 시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로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졌다"면서 "국제유가도 이란군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9%(3.09달러) 하락한 5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등이 연 '미국의 이란 공격 규탄, 호르무즈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이란에 대한 공격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등이 연 '미국의 이란 공격 규탄, 호르무즈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이란에 대한 공격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vs 이란···지정학적 갈등 장기화 우려 = 문제는 미국이 추가 경제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다. 이 때 다시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말 친이란 성향 시위대가 이라크 내 미국 대사관을 습격한 배경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에서 기인한 만큼, 향후 이란의 직·간접적인 추가 군사 도발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향후 추가 악재가 부각될 경우 정유주, 방산주 등 테마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도 하나의 단기 전략이 될 수 있지만, 상당한 변동성을 감내할 의지가 있지 않는 이상 관련주 매수는 자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양국의 대립에 의한 지정학적 불안은 계속될 것이며, 그 형태는 전면적보다 국지전과 경제제재가 동반되는 상황의 반복이라고 전망한다"면서 "불가피하게 지정학적 불안이 연장된다면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에 놓여질 것이고,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돼 20% 내외의 유가 변동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약세가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한다는 점에서 주요국 대비 유가 급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높다는 부분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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