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이재용, 준법감시 '독립성 약속'···경영권 승계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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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경영, 삼성 넘어 중요한 사회적 의제····변화의 진정성 확인"
삼성전자 "글로벌 수준 시스템 구축 위해 의사회 의결 신속 처리"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9일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윤은식 기자)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9일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윤은식 기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김지형 전 대법관은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말 출범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전 대법관은 "이재용 부회장과 직접 만났다"며 "만난 이유는 제가 생각하는 완전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진 위원회 운영에 관해서 속시원하게 보장해 줄 수 있는지 그룹 총수의 확약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 약속과 다짐을 받았다"며 "이재용 부회장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사시 21회)의 얼굴에서 비장함이 묻어나왔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받은 준법감시위원장 제안을 완곡히 거절했지만 삼성의 변화를 향한 진심 어린 요청에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 구성 등을 발표했다. 위원장은 김 전 대법관이, 위원으로는 고계현 전 경실련 사무총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대표, 김우진 서울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교수, 이인용 삼성전자 고문 등이 내정됐다.

그는 위원장 제의를 수용할 수 없었던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삼성의 진정한 의지에 대한 의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역량 부족 등이었다. 특히 지금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이 위원회가 면피용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여론에 예민해 했다.

그렇지만 그는 "삼성이 먼저 벽 문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가 변화를 향한 신호"라면서도 "그러나 진의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불신을 넘어서야 한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삼성이 풀어내야 할 과제"라고 전제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위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의 완전한 보장을 삼성에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위원회가 마련한 프로그램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실패는 있어도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의 철학을 꺼내 들며 "삼성이 변화를 택한 타이밍이 썩 좋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것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위원장직 수락의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재용 부회장과 면담에서 위원회 독립성 보장을 약속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삼성의 이런 변화에 사회의 협조가 중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저 혼자가 아니라 우리 시대, 우리 사회가 함께해주실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위원회가 걸어갈 길은 위원회 혼자 걷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변화는 기업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준법경영은 삼성을 넘어 중요한 사회적 의제"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회사 외부에 독립해 설치되는 기구로 관계사들에 대한 준법감시업무를 위탁받아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김 변호사를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 구성은 법조, 시민사회, 학계 등으로 선정됐다.

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가 각자 협약과 위원회 운영 규정에 대한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쳐 공식 출범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가 출범하게 되면 정기회와 임시회를 가리지 않고 논의를 해나갈 예정"이라며 준법감시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위한 전문가를 초빙해 다양한 견해를 청취하겠다"며 운용의 묘를 설명했다.

또 "위원회 홈페이지도 구축해 활용하고 이를 통해 위원회 활동내역과 공지사항 등 대외적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겠다"며 "이렇게 되면 위원회 활동에 대한 사회적 검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사항에 대한 신고 접수 및 처리에도 비밀이 유지되는 등 유용한 기능도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또 "때에 따라서는 법위반 사항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대외 후원금, 내부거래, 하도급 거래,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분야 △뇌물수수, 부정청탁 등 분야 뿐 아니라 △노조 문제 △경영권 승계 문제 등까지 포함한다.

그는 "최고경영진 법위반 행위에 대해 위원회가 곧바로 직접 신고받는 체계도 만들겠다"며 "준법감시 분야의 성역을 두지 않겠다. 대외 후원금이나 공정거래 분야, 부정청탁 등의 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노조 문제와 경영권 승계 문제 등에 있어서 법위반 여부도 준법감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삼성의 최고위경영진에게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의심이 있었다"며 "완전한 확증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신뢰는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고 쌓아나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난관도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완전함은 신의 영역이다"며 "완전하지는 않겠지만 완전을 추구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직후 삼성전자는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등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존중, 글로벌 수준의 준법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이사회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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