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갈등 고조···국내 금융시장 원화·주식↓채권↑
美-이란 갈등 고조···국내 금융시장 원화·주식↓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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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5원 상승·코스피 1%가까이 하락
전문가들 "유가 급등 땐 중소형주 타격"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박조아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에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 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국제 유가는 상승하고 안전 자산에 돈이 몰리면서 금이나 엔화 등 가격도 뛰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원화 가치가 떨어진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 가치는 상승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0원 오른 1172.1원에 마감했다(원화 약세). 전장 종가 대비 1.0원 오른 1168.1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장 한 때 1166.5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대체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39p(0.98%) 하락한 2155.07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1.49p(0.99%) 내린 2154.97로 출발해 내내 하락 압력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기관이 320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가 2359억원, 993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62p(2.18%)나 내린 655.31로 마감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한국 시각) 기준 일본 증시의 토픽스 지수와 닛케이 225 지수는 각각 전장보다 1.50%와 1.99%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안 지수도 각각 0.51%와 1.25% 내렸다. 

미국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시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했다고 밝히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격한 언사로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두 나라의 갈등이 자칫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 문제 뿐 아니라 유가가 급등해 세계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날 신흥국 금융시장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은 중동 리스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많이 빠진 반작용도 고려해야 해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당분간 유지될 듯 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동 정세의 악화는 유가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 3일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70%(1.85달러) 오른 70.45달러에 시세가 형성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2.27%(1.43달러) 오른 64.48달러에 거래됐다.

조병헌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하면서 기대감 반영으로 지난해 12월 어느정도 (증시가) 상승한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가 급등하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감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중소형주가 더 많은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이란의 군사적인 열위 등을 감안했을 때 직접적인 교전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인 불안과 마찰은 장기화될 수 있다"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실물 지표의 개선 강도도 제약할 수 있어 증시 하단을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채권·금 등 안전자산은 상승세를 탔다. 이날 서울 채권 시장에서 5년물은 연 1.345%로 1.6bp(1bp=0.01%p) 하락했다. 10년물과 20년물도 각각 1.4bp 하락했다. 30년물은 1.567%로 1.9bp 내렸다. 보통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떨어진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도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 1g 가격은 전일 대비 2.71% 오른 5만942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5일(5만9870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00엔당 1085.33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1079.60원)에서 5.73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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