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후폭풍②] 규제 '풍선효과'···수도권 분양시장 '들썩'
[12.16 후폭풍②] 규제 '풍선효과'···수도권 분양시장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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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줍줍' 무순위 청약에 7만여명···경쟁률만 '5087대 1'
부평·안양 등 청약경쟁률 최고 갱신···분양권 프리미엄도↑
한 수도권 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수도권 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 고가아파트 중심의 규제에 수도권 일대 분양시장으로 '풍선효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수도권 시장으로 청약 '광풍'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청약을 진행한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 청약경쟁률은 43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연말께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는 14가구 모집에 무려 7만1222명이 신청하면서 508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무리 '줍줍(무순위 물량을 자본가들이 쓸어담는 현상)'이라고 해도 수천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반 청약에서도 '역대급' 경쟁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인천 부평구 'e편한세상 부평역 어반루체'의 경우 38세대 모집에 1361건의 청약이 접수됐으며, 지역 내에서 17년 만에 가장 높은 경쟁률(36대 1)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 역시 하루 전날 열린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31대 1)가 기록한 바 있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 아르테자이'도 343가구 모집에 1만1113명이 몰리면서 32.4대 1의 청약경쟁률로 지난해 안양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청약경쟁률 뿐만 아니라 안산 상록구 '그랑시티자이' 전용면적 84㎡ 분양권의 경우 지난해 11월께 4억원대에 형성된 거래가는 지난달 5억4000만원대에 거래됐으며, 인천시 미추홀구 '포레나 인천 미추홀' 전용 59㎡ 분양권 역시 최초 분양가보다 4400만원 오른 가격으로 거래기도 했다.

이렇듯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이유는 신규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와 함께 정부 규제에 따른 낮은 분양가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지난 11월6일 서울 내 27개 동(洞)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확대 시행한 바 있다. 게다가 집값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상한제를 서울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하고 금융·세제·청약 등의 규제를 총망라한 12.16대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하지만 상한제가 되레 시장을 위축시키고 서울 내 주택 공급을 감소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신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청약시장으로 수요가 더욱 확대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규제가 잇따르는 것은 물론 청약가점에서부터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비규제지역 및 저렴한 분양가를 찾아 투자자 및 수요자들이 수도권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지난해 청약시장의 경우 연초를 제외한다면 꾸준하게 높은 열기가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특히 상한제 적용 이후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였고, 기존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간 상황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 승인 등으로 수도권 내 신규 분양 물량들이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2.16대책이 고가·신축·중대형 등 차액 목적을 위한 주택 구입의 퇴로를 대부분 끊어버린 상황이라서 비교적 대출 가능한 시장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면서도 "신규 수요가 끊긴 듯 보이나 워낙 정부의 규제 기조가 강해 잠시 관망세에 들어간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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