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유통업계 '쥐띠 CEO' 행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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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신세계인터내셔날·롯데하이마트 사장, 1960년생 전문경영인
1972년생 오너 정지선·정유경,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따내려 자존심 싸움
(왼쪽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장,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 (사진= 각 사)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왼쪽),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장(가운데),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 (사진= 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2020년은 경자년 '흰 쥐 해'다. 힘이 센 흰 쥐는 생존 능력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자년에는 힘센 지도자가 출현한다는 말이 있다. 유통업계엔 지혜와 총명을 상징하는 쥐처럼 '쥐띠'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쥐띠해를 맞아 쥐띠 CEO들의 활약에도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쥐띠 CEO들 중에서도 환갑을 맞는 1960년생이 눈길을 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장,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이 1960년생 동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1월1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사장)를 백화점 대표이사(사장)로 내정했다. 김 사장은 2012년부터 한섬을 이끌었다. 한섬 재직 당시 '타임·마인·시스템' 실적을 기반으로 2018년 매출 1조2992억원, 수출 1200만달러, 1458명 고용 등 경영성과를 인정 받았다. 

김 신임 사장은 취임 후 백화점 신규출점과 면세점 확장 등 미래 대비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하반기에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의 개점도 예정돼 있다.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대표이사은 사업 내실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2020년1월1일 인사를 통해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의 자리를 맞바꿨다. 

장 대표는 2012년 말부터 신세계백화점을 이끌며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침체기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장 대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과 사업 다각화를 책임진다. 장 대표가 고급화 전략, 지역 일번점 전략 등으로 백화점의 성장세를 주도해 온만큼 경영 노하우를 패션뷰티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은 새로운 사업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3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사장은 최근 진행된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차별화된 상품군과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앞세운 신개념 가전양판 매장 '메가스토어'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국내외 주요 브랜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기존 매장과 달리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를 곳곳에 배치해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해 온라인으로 옮겨간 소비자의 발걸음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되돌린다는 목표다. 

(왼쪽부터)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각 사)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왼쪽)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유통업계에서 1972년생 쥐띠 오너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첫 손에 꼽힌다. 두 사람은 2020년 1월로 연기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결과를 두고 한 번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내년에 선정하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 구역은 롯데면세점(DF3 주류·담배), 신라면세점(DF2 화장품·향수, DF4 주류·담배, DF6 패션·잡화), 신세계(DF7 패션·잡화) 등 대기업 구역 5곳과 SM면세점(DF9 전품목), 시티플러스(DF10 전품목), 엔타스듀티프리(DF12 주류·담배) 등 중소기업 구역 3곳 등 총 8곳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지난해 총 매출은 2조6000억원으로, 전 세계 면세점 중 1위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과 함께 '빅3' 면세점에 안착한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인천공항 입찰전이 중요하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면세점을 단순히 쇼핑을 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와 체험을 한 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신세계면세점을 단기간에 업계 빅3 반열에 올려놓은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롯데에 넘겨받은 인천공항 면세점으로 점유율을 18%까지 늘렸다. 

정지선 회장이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018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영업장을 열며 면세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두산이 운영하던 서울시내면세점(두타면세점) 특허권을 추가로 획득해 1년 만에 강남에 이어 강북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 3분기 2541억원, 영업적자 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매출액 33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3분기 매출 기준 670% 증가한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시내 면세점 사업 시작 당시 매출 목표로 올해 6700억원 내년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은 바 있다. 현재 성장세를 감안할 때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 포진한 쥐띠 CEO 중 운둔형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는 CEO들이 많다"며 "올해에도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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