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자·IT] '세계 최초' 폴더블폰부터 '타다금지법'까지 '악전고투'
[2019 전자·IT] '세계 최초' 폴더블폰부터 '타다금지법'까지 '악전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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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2019년 전자·IT산업은 '악전고투(惡戰苦鬪)'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등 글로벌 악재와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건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고, 시장 도약과 선점을 위한 경쟁 및 연합도 서슴치 않았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생존전략'을 세우고 대응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파이낸스는 올 한 해 전자·IT 산업계를 뜨겁게 달군 주요 뉴스 10개를 선정해봤다.

◇폴더블폰 시대 개막···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출시

올해는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세계 최초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신호탄을 쐈다. 본래 4월에 폴더블폰을 공개했다가 품질 문제로 한 차례 출시를 연기한 뒤 완성도를 높여 정식 출시했다. 

국내 출고가 기준 240만원에 달하는 고가지만,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각국에서 출시와 동시에 완판 행진을 거듭했다. 삼성은 내년 초 갤럭시 폴드 2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화웨이는 지난 11월 폴더블폰 '메이트 X'를 출시했다. 모토롤라도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레이저'를 공개하고, 내년 출시를 예고했다. 내년 1월에는 샤오미도 가세해 두 번 접는 폰을 공개한다. 

◇LG전자,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TV' 기술 개발  

올해 스마트폰 부문의 혁신이 '폴더블'이었다면 TV 부문은 '롤러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65인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OLED) R'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당시 OLED TV는 'CES 2019 혁신상'과 'CES 최고 혁신상'을 잇따라 수상하기도 했다. 

롤러블 TV는 OLED 패널의 장점을 살려 디스플레이가 종이처럼 돌돌 말리는 제품이다. OLED 패널은 발광원인 백라이트유닛이 없어 얇고 휘어질 수 있다. 이처럼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TV에 적용해 OLED의 고화질을 유지하면서도 원통형으로 말아 보관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 다만 LG전자는 기존의 연내 국내 출시 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마케팅, 생산, 판매 등 부문에서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내년 초 보다 개선된 롤러블 TV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TV 1, 2위 삼성전자-LG전자 '8K TV 전쟁' 

올 가을엔 글로벌 TV 시장 1, 2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불붙었다. 양사 간 신경전은 지난 9월 국제 가전박람회 'IFA 2019'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LG전자는 삼성 QLED TV가 LCD(액정표시장치) TV임에도 QLED(퀀텀닷 발광다이오드)라고 이름 붙여 소비자를 오도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양사는 국내에서 나란히 8K 기술 설명회를 열고 8K 화질 기준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또 LG는 '삼성 QLED TV 광고가 허위·과장 표시 광고'라고, 삼성은 'LG가 공정경쟁을 위반한다'고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양사의 신경전이 격화됐다. 

여기에 양사는 유튜브에서도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LG가 주요 해외법인 유튜브 계정을 통해 QLED TV 비방 광고를 게재하는 등 공격을 지속하자 삼성도 맞대응에 나서며 LG 제품의 '번인' 현상을 지적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업계는 양사가 '8K TV'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양보없는 공방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 의류건조기 사태'···분노한 소비자들

지난 여름에는 올 1분기 역대 최고실적을 올렸던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부에 대표 가전 중 하나인 의류건조기에서 '먼지 쌓임 현상'이 발생하며 논란이 일었다. LG전자의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에 대해 일부 커뮤니티 사이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고 세척을 위해 뿌려진 응축수(세척수)가 배출되지 않아 내부에 물때와 곰팡이가 껴 악취가 난다는 내용이다. LG전자는 10년 동안 무상으로 콘덴서 세척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사드러들지 않았다.

결국 LG 건조기 이용자들은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고, 지난 11월 20일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가 신청인들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LG전자는 12월 18일, 2016년 4월부터 판매된 약 145만대의 건조기에 자발적 무상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제품에 문제가 없는 고객들까지 성능 개선 무상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위자료 지급 결정에 대해선 "품질보증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집단소송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AI 국가전략' 선포···"2030년 글로벌 3위 도약"

올해는 그야말로 인공지능(AI)의 해였다.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은 물론, 자동차, 금융, 물류, 유통 등 업권을 통틀어 산업 분야 전반에서 AI 연구와 함께 관련 인재 확보에 주력했다. 산업계 흐름에 따라 정부에서도 팔을 걷고 나섰다. 정부는 2030년까지 최대 455조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글로벌에서 디지털 경쟁력 3위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의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12월 17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공공 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고 2024년까지 광주에 AI 집적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AI 반도체 핵심 기술인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에 2029년까지 1조96억원을 투자하고, 신개념 AI 반도체(PIM)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글로벌 AI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내년 5조원 이상의 벤 펀드 자금을 활용, AI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AI 스타트업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AI 올림픽'과 'AI 밋업'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AI 관련 학과를 신·증설하고 AI 대학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승차공유 논란 지속···'타다금지법' 뜨거운 감자로

지난해 카카오 카풀부터 시작된 승차공유 논란은 올해까지도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택시업계가 타다를 '불법콜택시'로 규정하자 정부는 7월 중재안으로 택시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개편안이 논의 중이던 10월 VCNC는 2020년까지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차량 1만대 및 드라이버 5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VCNC의 발표에 택시업계뿐 아니라 정부·여당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검찰은 지난 10월 VCNC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를 여객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달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뒀다. 개정안은 운전자 알선을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할 때로 한정한다. 대여와 반납 장소도 공항과 항만으로 제한했다. 지금의 운영 방식으론 타다 사업이 불가해지는 것이다. VCNC는 개정안 시행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정부는 현 개정안을 두고 플랫폼 운송 사업자가 될 수 있는 타다 허용법이라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라인·야후재팬 경영 통합···'아시아 IT공룡 탄생?'

지난 11월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 손자회사인 야후재팬이 경영 통합에 합의하면서 아시아 메가플랫폼의 등장을 알렸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12월 23일 정식 계약을 체결, 내년 10월까지 통합을 완료한다. 이번 경영 통합을 통해 일본 모바일과 PC 온라인 시장 1위인 라인과 야후재팬은 각 사 메신저와 포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쇼핑과 간편결제 등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이번 경영 통합은 일본 내수용이라기보다 아시아 시장에서 텐센트·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 기업과 한판 승부를 치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공룡 기업에 맞설 '한·일 동맹'의 탄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대규모 적자에 빠진 상황인데다 매년 1000억엔(1조698억원) 규모를 인공지능(AI) 분야 투자에 쏟을 계획까지 밝히면서 자금이 충분한지 의문을 가지는 일부 시각도 있다.

◇실검 논란에 카카오는 '폐지', 네이버는 '개편' 결정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실시간 검색어(이하 실검)가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국회의원들의 집중질의를 받았다. 조국 전 장관 지지세력들이 '조국 힘내세요' 등을 실검으로 만들자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포털이 여론 왜곡을 방치한다며 지적했다. 또 토스, 캐시슬라이드 등 특정 플랫폼 사업자가 실검을 상업적 광고 목적으로 활용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후 지난 11월에는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사망을 계기로 악성 댓글(악플)이 사회적 문제로 다시 떠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가 대규모 개편에 나서며 발빠르게 대응했다. 카카오는 악플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음(DAUM)의 연예 기사 댓글을 없애기로 했다. 이어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내년 2월에 폐지한다고 선언했다. 또 다음과 카카오톡 #탭에서 제공하는 인물 검색어 서비스 폐지, 검색어 자동완성 추천 기능 개편 등을 시행했다. 네이버는 실검 서비스를 폐지하기보다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먼저 실검을 모바일앱 첫 화면에서 제외하고, 실검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개편하기로 했다. 또 '클린봇'으로 댓글 욕설 줄이기에도 나섰다.

◇ISP vs 해외 CP 간 '망 이용료' 갈등 심화

올해도 국내 초고속인터넷사업자(ISP)와 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망 사용료 공방이 이어졌다. ISP는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해외 CP가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제대로 된 망 이용료를 내지 않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해외 CP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와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CP의 경우 연간 300억~700억원의 망 이용료를 지급하는 것과 달리, 해외 CP는 일명 '망 무임승차'를 통해 국내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국내 동영상트래픽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경우도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ISP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CP가 인터넷 생태계 구성원으로 부담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외 CP는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형‧중소CP는 글로벌CP와 비교해 망 사용료 부담을 호소하면서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해외 CP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 논란이 나왔다.

◇규제 개선으로 클라우드 시장 활짝

올해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들이 공공·금융 등 주요 산업군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클라우드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이 분야의 관련 규제가 풀리기 시작하면서다. 특히 금융기관의 고유식별정보 및 개인신용정보까지 클라우드 이용이 확대된 전자금융감독규정이 올해 1월 개정되면서 보수적인 금융권 클라우드 활용에 대해 물꼬가 트였다. 

KT는 지난 8월 금융사를 위한 ‘퍼블릭 금융 클라우드’를 오픈했다. 여기에는 국내 첫 민간 금융 클라우드인 KEB하나은행의 ‘GLN플랫폼’을 비롯해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가 담긴다. 같은 달 NHN도 금융 클라우드 '토스트 시큐어'를 KB금융그룹에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 시기 네이버도 코스콤과 여의도에 '금융 클라우드 존'을 오픈, IBK기업은행의 클라우드 전환에 나섰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도 보안 인증을 받는 등 금융 클라우드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핵심 동력이 되면서 삼성과 LG, SK 등 주요 대기업도 클라우드 전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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