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①] 60대 이상 가계부채 증가율 '고공행진'
[금융안정보고서①] 60대 이상 가계부채 증가율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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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60대 등 은퇴자 대상의 한 박람회장에서 시니어·신중년 분들이 일자리 공고를 보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50대, 60대 등 은퇴자 대상의 한 박람회장에서 시니어·신중년 분들이 일자리 공고를 보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60대 이상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인구고령화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고령층의 총자산규모, 연체율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 측면에서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정부 규제 강화로 모든 연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60대 이상은 비교적 높은 증가세(9.9%)를 지속했다.

60대 이상 대출 비중은 2014년 이후 연평균 0.5%p씩 상승하면서 올해 3분기말에는 18.1%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60대는 13.2%, 70대 이상은 4.9%로 각각 집계됐다.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의 고연령층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60대에 신규 편입되는 차주의 대출규모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3년 10조에 불과했던 60대 이상 대출규모는 올해 25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노후준비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임대부동산 투자 및 자영업 진출 등을 위한 차입수요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임대가구 보유 금융부채 중 60대 이상의 점유비중이 2013년 19.7%에서 2018년 27.4%로 수직상승한 가운데 자영업자 보유 가계대출 중 60대 이상 비중도 2012년말 16.0%에서 올해 3분기말 21.7%로 확대됐다. 

문제는 이들이 여타 연령층에 비해 고소득·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60대 이상은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대출이 올해 3분기말 절반(53.6%)을 넘고, 대부분(84.7%)이 담보대출를 선택하고 있었다. 

대출구조 측면에서도 60대 이상은 일시상환방식 대출 비중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40.4%로 높아 원금상환을 통한 부채축소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해 왔으나 이들 연령층의 전반적인 재무여력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60대 이상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22.8%, 70대 이상 19.3%로 나타났다"면서 "30대 이하 31.8%, 40대 28.3%, 50대 24.3%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했다.

다만 한은은 이들 고연령층이 소득 측면에서의 레버리지가 높고 금융자산에 의한 채무대응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 건전성 저하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60대 이상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12.6%로 여타 연령층(164.4~189.8%)에 비해 높았다. 고연령층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상승 전환했으며 취약차주 수 및 대출규모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연체율도 늘고있다. 60대 이상의 연체율은 40~50대보다 낮은 수준 을 유지하고 있으나 2017년말 0.50%에서 올해 3분기말 0.65%로 비교적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60대 이상의 취약차주 수도 2012년말 7만9000명에서 올해 3분기말 16만2000명으로 2배 정도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고연령층 가계부채의 잠재리스크에 대응해 △부채구조 질적 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 △역모기지론 등 실물자산 유동화 제도의 활성화 △금융상품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한 가계자산 구성 다양화 △소득여건 개선을 통한 채무상환능력 제고 등의 지속적인 정책적 대응이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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