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히자 '전세대란' 공포···서울 아파트 전셋값 0.18%↑
대출 막히자 '전세대란' 공포···서울 아파트 전셋값 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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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최대 상승···입주물량 감소도 불안 요소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pixabay)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pixabay)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주택시장의 '전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세금 부담이 높아지자 일단 전세를 통해 관망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전세가격은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일각에선 학군 수요가 더해져 매물 경쟁이 심화될 경우 '전세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8% 올랐다. 이는 전주(0.14%)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주간 기준으로 2015년 11월 23일 조사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 

특히 강남구(0.43%→0.51%), 송파구(0.13%→0.30%), 서초구(0.16%→0.27%) 등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양천구(0.38%→0.43%)에도 교육정책 변화 및 신학기 대비 학군수요가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49㎡의 전셋값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5억1000만~5억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6억50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상승했다. 학군 수요가 많다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전세는 최근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0월 4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이번 12.16 대책으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대출 자체가 금지된 데다 학군 수요가 매수를 미루고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은 9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20%로 강화하며 전세에 눌러앉으려는 수요가 많다졌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대치동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소형 전세 매물은 원래도 물량이 많지 않았지만 대책으로 대출이 막힌 탓에 전세 물건을 찾는 사람이 더 늘었다"라며 "전용 84㎡의 경우 호가가 2억원 넘게 올랐는데, 집주인들이 값을 올려부르는 추세여서 전셋값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선 전셋값 급등이 강남권뿐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며 한동안 전세시장이 출렁거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청약 기대감이 커진 만큼, 전세를 고집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줄어드는 서울 입주 물량도 시장의 불안요소로 꼽힌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4만3006가구)보다 994가구(2.3%) 감소한 4만2012가구다. 입주 물량은 오는 2021년 2만1739가구로 더 떨어질 예정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교육 정책 변화와 분양가상한제로 청약 대기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당분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은 대출뿐 아니라 임대등록시 취득세 재산세 혜택 축소 등 임대사업자 등록 요건을 강화했다"며 "임대사업자 등록자가 줄어들 경우 전세시장 불안과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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