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삐에로쑈핑 1년여 만에 단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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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내세워 전문점 대수술··내년 기존 점포 30% 개·보수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중구 명동에 문을 연 삐에로 쇼핑 명동점.(사진=이마트)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중구 명동에 문을 연 삐에로 쇼핑 명동점.(사진=이마트)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이마트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꼽히던 '삐에로쑈핑' 사업을 결국 접기로 했다. 이마트는 이달 31일 명동점 영업 종료를 시작으로 두타몰점, 코엑스점 등 삐에로쑈핑 7개점의 영업을 종료한다.

20일 이마트는 성장을 위해 '기존점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전문점 사업은 수익성을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내년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개·보수(리뉴얼)하고 삐에로쇼핑 폐점 등 전문점 사업을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가 연간 900억원 가량으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마트는 일부 전문점은 영업을 종료하고 점포별로 효율이 낮은 곳은 폐점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시작한 만물잡화점 삐에로 쑈핑 7개점은 순차적으로 영업을 아예 종료한다. 삐에로 쑈핑은 신세계그룹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B급 추구 만물상 잡화점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일본 잡화점 '돈키호텔'를 본 따 지난 2018년6월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삐에로 쑈핑 1호점을 열었지만 적자에 시달리면서 결국 1년 6개월만에 폐점한다. 실제 삐에로 쑈핑 명동점의 경우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후 약 1년 동안 5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드럭스토어 '부츠'도 점포별 수익성을 분석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는 영업 효율을 개선하는 데 매진한다. 부츠는 지난 7월 18개 점포를 폐점했다.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는 지난 18일 죽전점과 상권이 겹치는 판교점을 폐점한 데 이어 대구점도 내년 초 영업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문점의 경우 높은 임차료 등으로 수익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과감한 사업 조정이 경영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 브랜드는 수출을 확대한다. 노브랜드 프랜차이즈는 올해 11월 필리핀 마닐라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이달 2호점을 산 페드로 지역 '로빈스 사우스 갤러리아 몰'에 선보인다. 내년에도 필리핀에 8개 점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의 경우 2015년 베트남 등 4개국에 처음 상품을 수출하기 시작해 현재는 수출 국가가 20여개로 확대됐다. 수출액도 2015년 약 20억원에서 올해는 70억원 수준으로 250%가량 늘었다.

화장품 전문점인 센텐스도 내년 추가로 2개의 매장을 필리핀에 열 계획이다. 현재 센텐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 2개, 필리핀에 1개 등 모두 3개의 해외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업성이 높은 체험형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올해 13개 점포를 낸 데 이어 내년에는 10개 점포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30대 젊은 충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일렉트로마트를 이마트 내 '키 테넌트'로 육성하고 있다.  

이번 사업 재편에 대해 이마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마트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는 초저가 상품전략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소비자가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만들기 위해 내년 기존점포의 30% 이상을 탈바꿈한다. 이마트 월계점의 경우 그로서리(식료품)와 식음 브랜드를 강화하고 최신 흐름에 맞는 입점 업체를 유치해 그로서리와 쇼핑몰이 결합한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다른 점포들 또한 그로서리를 강화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10월 조직개편에서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非)식품본부로 바꿨다. 식품 본부 내 신선 담당은 1담당과 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노브랜드는 물론,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쓱데이 등 상시 초저가 전략에 힘을 더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존 점포와 전문점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 10월 창립 26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를 외부에서 강희석 신임 대표를 영입했다. 강 신임 대표는 이마트의 사업과 관련된 컨설팅을 여러 건 담당해 내부 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수익 중심 경영 효율화'에 발맞춰 이같은 점포 효율화 방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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