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조용병號 2기…변화보다 안정 택했다
신한금융 조용병號 2기…변화보다 안정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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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8개사 중 7개사 CEO 연임
신한은행 부행장은 대폭 세대 교체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한금융이 연말 인사에서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지난해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CEO 7명을 전격 교체한 것과 확연히 다른 행보다. 지난 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친정체제 구축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현 경영진이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19일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신한금융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그룹사 사장단 및 임원 후보에 대한 추천을 실시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국내외 경기둔화 리스크…변화보다 안정에 방점

내년 2월 또는 3월에 임기가 끝나 이번에 인사 대상이 되는 자회사 CEO 가운데 신한DS 사장을 제외한 7명의 CEO가 모두 유임에 성공했다. 이성용 신한DS 사장이 새로 선임됐고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자경위는 "지난 3년간 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해온 '2020 스마트(SMART) 프로젝트' 과정에서 보여준 탁월한 성과와 역량 뿐 아니라 '원 신한(One Shinhan)' 관점의 그룹 경영철학을 충분히 공유하고 있는 자회사 CEO들은 대부분 연임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자회사 CEO를 한꺼번에 갈아치운 신한금융이 이번엔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기존 CEO를 대거 중용한 것이다. 이 같은 인사 기조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에 대비하기 위한 진용으로 분석된다. 경영진의 그간 관록과 경험치를 최대한 활용해 조직의 안정을 꾀하고, 흔들림 없는 실적 창출을 도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인사에서 비교적 젊은 1960년대생들을 대거 승진시켜 세대교체를 이룬 한편, 조 회장 친정체제가 동시에 구축된 상태라 무리한 인적 교체는 지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이성용 사장 역시 1962년생으로 세대교체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는 평가다. 

여기에 조 회장의 채용비리 혐의 1심 판결이 내년 1월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자회사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법정 구속 가능성을 아예 배재할 수 없어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사진=신한카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사진=신한카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연임' 

일단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함께 신한금융의 대표적 '일본통'으로 불리는 임영진 사장의 연임은 예견된 일이었다. 1986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1991년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2008년까지 오사카지점과 후쿠오카지점을 거치면서 신한금융 재일교포 주주들과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주주총회에서도 유창한 일본어 구사능력을 펼치며 재일교포 주주들을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한금융 차기 회장 '숏 리스트(압축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자경위는 임 사장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지불결제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사 등장 등 카드업을 둘러싼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져 감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경영능력과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사업전략 추진을 통해 1등 카드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 성과를 인정 받았다"면서 "향후에도 그룹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에 기여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 연임이 추천됐다"고 말했다. 

사장단 가운데 유일한 1950년대 생인 정문국 사장도 연임이 확정됐다. 10년 이상의 외국계 생명보험사 CEO 경력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수준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유지한 우수한 경영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향후 그룹의 생명보험사의 통합과정에서도 그 역량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한DS경우 향후 그룹의 디지털 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위한 전략적 플랫폼으로서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등 글로벌 컨설팅펌 한국 지사장을 역임한바 있는 현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이성용 대표를 사장으로 추천했다. 또 지주회사에서 그룹 디지털 전략을 총괄했던 조영서 본부장을 신한DS 부사장으로 발탁해 그룹 전체의 디지털 실행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 내정자 (사진=신한금융지주)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금융지주)

◆ 신한은행 부행장 대거 물갈이...'진옥동 행장 체제' 강화

그룹 주력인 신한은행의 부행장들은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임기 만료되는 부행장 7명 중 이명구 부행장만 승진 추천했다. 다른 6명은 퇴임하게 된다. 박우혁 지주 부사장은 부행장으로 전보했다.

이와 함께 외부 인사도 영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태지역국 수석조사관 출신이자 재정경제부 경제자문관과 삼성전자 미래전략커뮤니이션 부사장을 지낸 이건혁 김앤장 고문을 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내정했다.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채권 운용을 담당했던 박태형 한국투자공사 상무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 후보로 선정했다. 이밖에 신한그룹의 사업부문장에서 장동기 GMS(고유자산운용) 부문장과 정운진 GIB(글로벌자본시장) 그룹장을 연임 추천했다.

이날 자경위에서 내정된 인사들은 각 그룹사 이사회를 통해 자격요건 부합 및 적합성 여부 등을 검증 받은 후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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