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연말 결산] 大魚 부재 여전·NH證 '명가' 입증
[IPO 연말 결산] 大魚 부재 여전·NH證 '명가'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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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규모 5천억원대도 전무···바이오 지고 '소부장' 뜨고
NH證, 1.4兆 '전년比 6배↑'···한투 건수 1위·미래 주춤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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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대어(大魚)가 자취를 감추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상장 주관 실적을 올리며 'IPO 명가'로의 이름값을 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총 70곳(스팩·재상장 제외)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시장에서 9개, 코스닥에서 61곳이 새로 증시에 입성했다. 연내 6곳이 추가 상장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76곳으로 지난해(79곳)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총 공모규모는 3조2618억원으로 전년(2조8198억원)보다 15.7%(4420억원) 늘었다. 하지만 2016년(6조4213억원)과 2017년(7조8188억원)과 견줘서는 절반에도 못 미쳐 시장 침체 국면이 이어진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조(兆) 단위 대형 기업들이 부재한 까닭이다. 2017년 공모규모 1조원대 대어 두 곳이나 등장했던 것과 극명한 대비다. 올해는 1분기부터 현대오일뱅크와 바디프랜드, 교보생명, 홈플러스리츠 등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삐걱댔다. 공모액 1조원은커녕 5000억원대도 전무했다.

그럼에도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웹케시는 국내 핀테크 1호 상장사에 이름을 올렸고, 바이오, 2차전지, 정보통신(IT), 벤처캐피탈(VC) 등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상장, 시장의 다양화를 이뤘다.

업종별 존재감이 변화하는 양상도 눈에 띈다. 그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바이오업종은 올 들어 잇단 악재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반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정책 수혜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광통신 소자·부품 제조업체 피피아이는 최근 수요예측에서 1000대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도 밴드 최상단인 7000원에 결정됐다. 올 9월 도입된 '소부장 IPO 패스트트랙'(상장예비심사 기간 단축) '1호' 기업 메탈라이프 역시 경쟁률 1290대 1에 공모가 최상단 결정으로 흥행했다.

올해 주춤했던 IPO 시장은 내년 반전을 노린다. '소부장' 특례상장사의 존재감이 뚜렷해지는 한편, 바이오업종의 투심도 점진적 회복세를 띠는 점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특히 시장은 상반기 최대어로 주목 받는 SK바이오팜에 기대를 건다. 지난 10월 코스피 상장 예비싱사를 청구한 SK바이오팜은 공모규모 1조원, 시가총액 6~8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바이오업종 전반의 투심 회복은 물론, IPO 시장에도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부분 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시판 허가 획득으로 내년 상반기 상장이 확실시된다"며 "SK바이오팜 상장에 힘입어 내년 제약·바이오 섹터의 IPO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별 주관 실적을 보면 NH투자증권이 독보적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4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다. 공모규모는 1조3865억원에 달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5위에 그쳤던 지난해(2321억원)보다 무려 6배 급증한 수준이다.

하반기 두드러진 실적이 눈길을 끈다. 상반기 4380억원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9485억원을 올렸다. 5위에 그쳤던 지난해(2321억원)를 6배 이상 웃돈다. 올해 시장의 최대어인 한화시스템(4026억원)을 비롯, 1000억원대 이상의 딜을 4건 성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건수(19건)에서 NH투자증권을 밀어내고 2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공모액은 1조원(9102억원)을 밑돌며 2위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하반기에만 17개 기업을 신규 상장시키는 저력을 보였지만,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지난해 공모 건수와 규모 모두 선두에 등극했던 미래에셋대우는 주춤했다. 공모총액 2590억원(12건)으로 지난해(5466억원)보다 절반도 채 못 미쳤다. 그나마 하반기 839억원(6건)으로 3위까지 올라서며 뒷심을 발휘했다.

지난해 2위를 기록, '중형사 돌풍'을 이어온 대신증권은 막판 기세가 꺾였다. 상반기 '코스닥 최대어' 에코프로비엠(1728억원)의 상장을 책임지며 3분기까지 2000억원을 넘겼지만 4분기 354억원에 그쳐, 미래에셋대우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KB증권(2174억원)과 키움증권(1924억원) 하나금융투자(1922억원), 삼성증권(1459억원) 등 자기자본 규모가 훨씬 큰 곳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상반기까지 3위로 약진했지만, 하반기 부진하면서 8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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